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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후보 단일화를 위한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7일 오후 단일화 회동에 나섰지만, 소득 없이 결렬됐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정식집에서 1시간 15분간 만났다. 의자 2개가 놓인 개별 룸에 한 후보가 오후 6시 1분쯤 먼저 도착했고, 김 후보가 2분 뒤 자리했다. “고생 많으십니다, 수고 많으십니다”라는 짧은 덕담이 오간 뒤 두 후보는 악수했고, 취재진이 사진을 촬영했다. 한 후보가 “우리 김 후보는 정치를 오래 해 이런 것(사진 촬영)에 굉장히 익숙하겠다”고 하자, 김 후보는 웃으며 “아이, 총리님도 뭐 여러 가지 많이 하셨지 않나”라고 화답했다. 이후 회동은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전환됐다.

무소속 한덕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7일 서울 영등포구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동이 끝난 뒤 한 후보는 굳은 표정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한 후보 측 이정현 대변인은 “한 후보에게 물어봤더니 ‘합의된 것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단일화 방안을 말씀드렸는데, 한 후보는 ‘모든 것은 당에 맡겼다, 당이 하자는 대로 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며 “의미 있는 진척이 없었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만나야 하지 않겠냐고 하니, (한 후보가) ‘다시 만날 필요가 있겠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한 후보는 회동에서 “방식은 당에서 하자는 대로 하겠다. 11일까지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 김 후보는 “내가 당 대선 후보이니 내가 당이다”라는 취지로 자신에게 당무 우선권이 있음을 강조했다고 한다. 한 후보 측은 “김 후보는 11일(후보등록 마감일) 전에 단일화 의사가 없어 보였다”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후보 단일화 회동을 갖기 위해 차량에서 내리고 있다. 뉴스1
회동 결렬로 단일화 전선에는 먹구름이 더 끼었다는 평가다. 회동 전 한 후보는 후보직 사퇴를 언급하는 초강수를 뒀다. 한 후보는 회동 1시간 반 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투표용지 인쇄 직전까지 국민을 괴롭힐 생각이 전혀 없다. 정치적 줄다리기는 하는 사람만 신나고, 보는 국민은 고통스럽다”며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선 본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간 단일화 시점을 두고 김 후보 측은 투표용지 인쇄 전인 25일 전까지만 하면 된다는 입장이었고, 한 후보 측은 공식선거운동 시작 전인 11일까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한 후보가 11일까지 단일화가 불발되면 물러나겠다고 못 박은 것이다. 한 후보는 단일화 방식에 대해선 “여론조사나 TV 토론도 좋다. 적법한 어떤 절차에도 아무런 불만 없이 임하고, 승복하겠다”고 했다.

이날 한 후보 회견과 관련해 한 후보 측 핵심 인사들도 “후보 미등록 언급은 전혀 예상 못 했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1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잡을 마지막 반전 카드가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7일 오후 국회에서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하지만 김 후보 측은 물러서지 않았다. 특히 김-한 회동 시작 직후에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김 후보 측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취재진과 만나 “오늘 5시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황우여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을 찾아가 ‘회동 결렬이 명확하니 오늘 선관위를 열어서 8일 후보자 토론, 9~10일 여론조사 절차를 진행해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며 “이는 비정상적인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단일화가 막힐 경우 여론조사나 TV토론 일정을 잡아 단일화를 독려하자는 차원에서 제안한 건 맞지만, 황 위원장이 고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당 내부에선 지도부가 대선 후보 교체라는 초강수를 둘 수 있다는 뒷말도 돌았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상당한 사유가 있을 시 비대위 의결로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는 당헌상 특례규정도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후보 교체 언급 자체가 대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적어도 10일까지 단일화 경선 여론조사 등을 마쳐야 11일 후보를 확정해 단일 후보로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날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우군 끌어안기에 나섰다. 김 후보는 회동 전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나경원·안철수 의원을 잇달아 만났다. 김 후보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도 5일 통화했는데, 홍 시장은 “여기서 물러서면 바보”라고 힘을 실어줬다고 한다. 김 후보 캠프 소속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당 지도부가 소집한 전국위원회(8~9일), 전당대회(10~11일) 개최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을 이날 법원에 신청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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