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전례 없는 대법원의 초고속 전원합의체 판결을 두고, 사법부 내부에서도 비판이 거셉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는데요.
윤상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법관들은 왜 선거를 앞두고 전례 없는 초고속 재판 진행으로 정치 개입 논란을 자초했냐고 비판했습니다.
"선거 사건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아찔한 속도의 재판을 쉽게 이해하고 납득하기 어렵다", "30년 동안 법관으로 근무하며 보지도 듣지도 못한 초고속 진행"이라고 했습니다.
법원 내부 게시판에는 최소 8명의 법관이 실명으로 비판 글을 올렸고, 법관 외 다른 구성원들의 비판 의견도 이어졌습니다.
서울남부지법 소속 판사는 "무리한 절차 진행이 왜 유독 이 사건에서만 일어났는지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고 했고, 소부 배당 2시간 만에 이뤄진 전원합의체 회부 결정에 대해 대법원의 설명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는 판사도 있었습니다.
대법원장 사퇴 촉구 글까지 올라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소속 한 부장판사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정치투쟁의 선봉장이 되었다"며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해명할 수 없는 의심에 대해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직격했습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부장판사는 '이러고도 당신이 대법관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피고인의 몇 년 전 발언이, 계엄령을 선포해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전직 대통령의 행위보다 악랄한 것이냐"고 반발했습니다.
일부 법관들은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 회의를 소집해 현 사태를 진단하고, 대법원장 사퇴 권고를 포함한 신뢰 회복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시작부터 공정성을 잃은 이번 대법원 판결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법원이 국민의 주권 행사를 침해함으로써 도리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한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대법관인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국회 법사위에 출석해 "대법원장 사퇴 요구는 사법부 독립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천대엽/법원행정처장]
"우리가 사법부의 독립을 과거에 어두웠던 시절에도 그래도 지켜나갔고 앞으로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존중이 더 필요하지 않나."
의정부지법 소속 부장판사도 "대법원장과 대법관의 고뇌에 찬 판결에 존중과 경의를 표한다"며 "탄핵·청문회 등을 언급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옹호 입장을 내놨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
영상편집: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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