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왼쪽) 전 국무총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단일화 논의 전 악수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전격 만찬 회동에 나서면서 극단으로 치닫던 단일화 논의가 갈림길에 들어섰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선 후보자 등록 마감 시한을 나흘 앞둔 시점이다. 이날 두 사람의 단일화 협상 성패에 따라 한 전 총리는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으면 후보자 등록을 포기하겠다며 배수진을 쳤고, 김 후보 역시 당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 시도에 반발해 가처분 신청까지 내며 법적 싸움까지 예고했다. 양측 공히 단일화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벼랑 끝 전술로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이다.

이날 김 후보와 한 전 총리는 서울 종로구 한정식집에서 배석자 없이 회동을 가졌다. 후보자 등록(11일 마감)까지 시간이 촉박한 만큼 실무진 논의·배석은 생략하고, 김 후보와 한 전 총리가 직접 담판을 짓기로 한 것이다. 회동 장소에 먼저 도착한 한 전 총리는 "후보님 고생 많으셨다"고 덕담을 건넸고, 김 후보도 "얼마나 고생이 많으신가"라고 화답하며 서로 웃으며 악수를 했다. 그간 이날 전날 김 후보는 "당 지도부는 단일화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한 점을 감안한 조치다.

'김문수-한덕수' 회동 초반은 화기애애했지만 이날 서로 마주 앉기 직전까지 단일화를 둘러싼 양 측의 기싸움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김문수-한덕수' 회동 직전 예정에 없는 회견을 열고 직접 압박에 나선 것이다. 그는 며 "여론조사든 TV토론이든 어떤 단일화 방식도 좋다"고 조건 없는 단일화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한덕수(왼쪽) 전 국무총리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단일화 논의 전 인사를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당도 김 후보를 향한 단일화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당은 이날 회동 성과가 없을 시, 압박 카드로 단일화 찬반 여부를 물은 전 당원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할 태세다. 반면 김 후보는 의총 참석을 거부한 채 같은 날 원외 당협위원장을 통한 전당대회 개최 가처분 신청,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 경선 주자 연쇄 회동으로 맞섰다.

당과 한 전 총리가 마치 자신들이 단일화를 거부하는 것으로 몰아세우는 것에 대한 반발이다.김 후보 측 관계자는 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고 분노했다.

이날 두 사람의 단일화 협상이 끝내 빈손으로 돌아설 경우 당과 후보가 법적 분쟁을 벌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에 김 후보 측 원외당협위원장들은 법원에 전당대회 개최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두 사람이 담판을 통해 단일화를 이뤄도 화학적 결합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당 내 반응이다. 당 관계자는 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일보

염유섭 기자 ([email protected]) 나광현 기자 ([email protected]) 윤한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