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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기일변경 신청 시 해당 재판부가 판단
15일 재판 고수 땐 민주당과 전면전 예상
연기하면 '특정 정당에 굴복' 비판 가능성
추후 지정? 내주 연기?..."쉽지 않은 선택"
이재명(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6일 충북 영동군 영동전통시장에서 즉흥 연설을 하고 있다. 영동=뉴시스


대선 전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건 재판 일정과 관련해 민주당이 기일변경신청 방침을 밝히면서,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기환송심 첫 공판기일은 선고 시점과도 연결돼 있어 대선 국면에서 막판 변수로 꼽힌다. 재판부가 공지한 대로 15일에 첫 재판을 진행하든, 이 후보 측 요청을 받아들여 재판을 연기하든,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공명선거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은 6일 선대위 총괄본부장단 회의에서 "이 후보의 모든 재판과 관련해 기일변경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전 이 후보 재판은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5월 15일),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1심(5월 13일·5월 27일),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5월 20일)의 일정이 있다. 위증교사 사건 항소심은 대선 당일인 6월 3일에도 결심공판 일정이 잡혀 있다. 이 후보 측은 해당 재판부 세 곳에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로 변경해 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기일변경신청이 접수되면 판단은 전적으로 해당 재판부 몫이다. 민주당이 전날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선거운동 시작일인) 5월 12일 이전까지 대선 후보들에 대한 공판기일을 대선 이후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했지만, 대법원이나 대법원장이 개별 사건에 대한 재판부 판단에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선거법 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이재권) 결정에 따라 이 후보는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예정대로 15일 첫 공판기일이 열리면 대선 전 선고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기일변경신청에 대한 향후 재판부 선택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재판 진행은 재판부 고유 권한이란 점을 강조해 이 후보 측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한 현직 부장판사는 "기존에 정했던 신속 재판 원칙을 바꾸면 정치권의 외압에 굴복하는 모습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럴 경우 특정 정당과 사법부 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민주당은 기일변경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관 탄핵 등 국회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재판부가 이 후보 측 요청을 받아들여 대선 이후로 재판 일정을 변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대선 전 선고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공판을 미루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부장판사는 "사법부가 특정 정당과 정면 대결하는 양상이 되면 의도와 무관하게 정치의 소용돌이에 끌려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럴 경우 재판부가 '민주당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비판은 감수해야 한다.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헌법 84조 해석에 따라 재판이 아예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제3의 가능성도 거론한다. 재판부가 이 후보 출석을 조건으로 대선 전 다른 날짜에 공판기일을 정하는 방안이다. 다만 민주당이 '대선 전 재판 출석 불가' 방침을 굳힌 만큼 현실성이 크지는 않다. 구체적 날짜를 못 박지 않고 공판기일을 추후에 지정하겠다고 결정하는 방법도 있지만, 사실상 '대선 전 재판 진행을 멈추겠다'는 결정이기 때문에 이 후보 측 요청을 받아들였을 때처럼 비슷한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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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선 기간 재판 땐 위법? 법조계 "명문 규정 없어 판사 재량"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0616170001098)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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