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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이 중국 대학입시시험인 가오카오를 치르러 고사장으로 향하는 자녀들을 지켜보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학교도 주말 이틀 동안은 쉬자.’

중국 교육당국이 이번 학기 들어 일선 학교에 지시한 방침이다. 여러 학교들이 이에 따라 지난 3월 입시대비를 위해 해 오던 주말 보충수업을 폐지하겠다고 밝혀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고등학교의 ‘주말 휴식’이 시행 한 달 여만에 흐지부지되고 있다는 폭로가 나오고 있다.

6일 중국신문주간에 따르면 허베이, 후난, 저장성 등 여러 지역의 고등학교에서 주말 이틀 휴무 제도가 조용하게 취소됐다는 학생과 교사들의 폭로 글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고 있다.

허베이성 스좌장의 한 공립학교 교사는 “3월 중순 주말 휴식을 시범 실시했지만 한 달만에 원래대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고등학생 양양(가명)은 주말 휴식은 한 달 남짓만에 종료됐으며 “4월부터 격주로 학교에서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주말 휴식이 뜨거운 논란으로 떠오른 학교들은 대체로 중국의 지방 소도시와 농촌 지역의 고등학교들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집과 학교의 거리가 멀어 학생들 대부분이 기숙사에서 머문다.

기숙학교 학생들이 집에 갈 수 있는 날은 2주일에 1회꼴이다. 고3의 경우 한 달에 1회로 제한되기도 한다. 대부분 학교들이 주말에도 정규·보충수업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조치가 학생들에게 가혹하고 학업 능률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교육 당국은 주말에는 학교 문을 닫으라고 지시했다.

한 달 만에 시도가 흐지부지된 이유는 학부모들도 학생들도 ‘입시 중압감’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생들 쉬라고 학교가 문을 닫았더니 주말에 사교육을 받는 경우가 늘어났다.

허난성의 고3 학생 쑤웨(가명)는 “처음에 일주일에 이틀 쉰다고 했을 때 기뻤지만 입시(가오카오)가 한 달여 남았다고 생각하니 생각이 복잡해졌다”며 “한 반 학생 65명 중 30명이 주말에 집에 가고, 집에 간 학생 중 절반은 과외를 한다”고 전했다. 쑤웨는 주말에도 학교에 남아 공부하는 것을 택했다.

허난성의 한 사립고 교사 롄(가명)은 “주말에 쉬니까 학생들이 주중 정규 수업 때 더 적극적이었다”면서도 “하지만 자기 통제력이 부족한 학생들을 이끌어 줄 교사가 없는 상황이 입시에 영향을 미칠까봐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지방 학부모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는 베이징, 상하이 등 부유한 대도시 학생들은 집에서 학교를 다니며 주말에 과외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자녀가 과외를 받지 못할 바에야 학교에서 최대한 많은 시간 붙잡혀 있기를 원하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2021년 7월 이후 초·중학생 사교육은 불법이 됐지만 고등학생의 사교육은 허용된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 4월 한 차례 불법 사교육을 주시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사교육 문제 전반을 보겠다는 의미가 담겼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상유정책 하유대책(위에서 정책이 있으면 아래에서는 대책이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고 중국신문주간은 전했다.

천즈원 중국교육발전전략학회 인재위원회 사무총장은 학교 보충수업 경쟁의 원인으로 학부모들의 과도한 교육열, 시험 위주 선발 시스템과 함께 지방정부의 성과주의를 지목했다. 일선 학교는 반 평균 성적에 따라 교사에게 성과금을 지급하면서 학생들의 성적과 등수도 공개하고 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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