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 소극적인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겨냥해 “(단일화 실패는) 국민에 대한 큰 배신이고 배반”이라고 했다. 당내 경선 때는 단일화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던 김 후보가 막상 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뒤 ‘시간 끌기’에 들어가자 출마 초기 김 후보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발언을 자중하던 태도를 벗고 ‘우회 압박’ 모드에 돌입한 것이다.

한 후보는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김문수 후보와 단일화가 안 되면 대선 레이스를 중단할 거냐, 계속할 거냐’는 패널 물음에 “단일화가 반드시 적절한 시기 안에 되리라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패널로부터 ‘오(O), 엑스(X)로 답해달라’는 후속 질문이 이어지자, 한 후보는 “한번도 단일화가 실패할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 그건 국민에 대한 큰 배신이고 배반”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후보는 훌륭하고 청렴하고 합리적인 분이다. 무엇이 우리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길인지 잘 알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개인적 욕심을 내려놓으라는 얘기다.

순항하리라던 낙관과 달리 김 후보와의 단일화가 지체되자 한 후보 쪽에선 초조한 기색도 읽힌다. 시간이 갈수록 한 후보가 감당해야 할 ‘금전적 부담’은 커지기 때문이다. 만약 김 후보와 단일화하더라도 11일 후보 등록 마감일을 넘기면 한 후보는 ‘기호 2번’을 달 수 없다. 이럴 경우 한 후보는 보수 단일 후보가 되더라도 국민의힘으로부터 선거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된다. 3억원에 이르는 후보 등록 기탁금부터 매일 수억원씩 들어가는 천문학적 선거 비용은 고스란히 한 후보가 감당해야 할 몫이 된다. 단일화가 무산될 경우 대선 레이스를 완주할 것인지에 대해 한 후보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한 후보 쪽 이정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 쪽과) 다양한 채널로 접촉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으로서는 뚜렷한 성과로 내놓을 만한 게 없다”고 했다. 한 후보 쪽은 단일화 추진을 위한 대표단으로 손영택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과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를 지명했지만, 김 후보 쪽이 협상 대표단 인선을 마무리하지 않아 채널은 가동되지 않고 있다.

단일화 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한 후보가 대선 출마 명분으로 내건 ‘개헌 연대’는 기대만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 후보는 전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 이어 이날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을 만나 ‘개헌 연대’ 구축에 함께하기로 했지만, 손 전 대표와 이 고문이 현실 정치나 유권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아 지지층 확장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안팎의 중론이다.

한편 한 후보는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얼마 전 자신의 아내를 ‘무속 전문가’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새빨간 거짓말이다. 제 아내는 출마에 극렬히 반대했고, 지금도 반대하고 있다. 말씀하신 것을 취소해주기를 요구한다”고 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9057 일정 중단했던 김문수 “7일 韓과 독대” 랭크뉴스 2025.05.07
49056 트럼프 "후티, 선박 공격 중단 약속하며 항복…공습 즉각 중단" 랭크뉴스 2025.05.07
49055 차에 탄 채 115m 협곡 추락했는데…주인은 사망, 고양이는 멀쩡 랭크뉴스 2025.05.07
49054 한미 외교장관 통화… 조태열 "관세 협의, 충분한 시간 갖고 협의해 나가자" 랭크뉴스 2025.05.07
49053 독일 새 정부, 출범부터 '삐걱'... 총리, 의회 투표 낙마→기사회생 랭크뉴스 2025.05.07
49052 푸틴, 이란 대통령·이스라엘 총리와 잇단 통화 랭크뉴스 2025.05.07
49051 김문수 “단일화 내가 주도”…권성동 “전당원 투표 그대로 진행” 랭크뉴스 2025.05.07
49050 권성동 “김문수·한덕수, 후보 등록 전 단일화 로드맵 제시해야” 랭크뉴스 2025.05.07
49049 서울 도심에서 또 흉기 난동‥정류장 등 시민 5명 다쳐 랭크뉴스 2025.05.07
49048 나도 모르는 내 연봉 5천만 원? '유령 월급' 왜 주나 했더니 랭크뉴스 2025.05.07
49047 민주당, 이재명 첫 재판 전날 조희대 청문회 연다‥"표적 재판 기획자" 랭크뉴스 2025.05.07
49046 국민의힘, 한덕수에 목매는 이유는? 대선보다 당권? 尹 복귀 프로젝트? 랭크뉴스 2025.05.07
49045 추기경 133명 바티칸 집결…전세계가 ‘흰 연기’ 기다린다 랭크뉴스 2025.05.07
49044 EU, 러 에너지와 '헤어질 결심'…가스계약 중도파기 초강수(종합) 랭크뉴스 2025.05.07
49043 그네 대신 지팡이…유치원 대신 ‘노치원’ 랭크뉴스 2025.05.07
49042 북극의 ‘나비효과’, 올여름 폭염·폭우 가능성↑ 랭크뉴스 2025.05.07
49041 "회식 때 결제할테니, 준비해달라"…송가인 매니저 사칭 주의보 랭크뉴스 2025.05.07
49040 미 ‘환율 압박’에 대만달러 ‘패닉 강세’…아시아 외환시장 들썩 랭크뉴스 2025.05.07
49039 필리핀서 납치된 한국인, 사흘 만에 풀려나…”건강 양호” 랭크뉴스 2025.05.07
49038 [사설] "일정 중단" 김문수, "배신"이란 지도부...점입가경 국민의힘 랭크뉴스 2025.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