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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무소속 대통령선거 예비후보가 6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후보께서 30분 동안 사람 이름을 단 한 번도 호명하지 않았다.”

6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 후보에게 토론 진행을 맡은 김승련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건넨 말이다. 한 후보가 토론 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실명을 언급하지 않은 점을 짚은 것이다. 김 논설위원은 “오랜 공직 훈련 때문에 그러신 것 같다. 정치인이 되신지 닷새째니 실명도 좀 사용해 주지를 선명하게 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뿐이 아니다. 지난 2일 대선 출마 이후 한 후보는 이재명이란 이름을 단 한 차례도 직접 꺼내지 않았다. 주로 개헌과 통상과 같은 정책에 집중했다. 지난 3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독재자 이재명”이라며 수차례 이 후보의 실명 비판했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나, 이 후보를 “범죄라”로 지칭하며 각을 세웠던 한동훈, 홍준표 전 국민의힘 대선 예비 후보와 다른 모습이다. 한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민주당의 경제 정책을 이념적이라 비판하며 “그러다가 나라가 망할 수 있다”고 비판했지만, 이 후보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한 후보는 6일 토론회에서 최근 광주사태라는 표현을 쓴 것을 사과하며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을 소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도 이재명이란 이름 대신 “모 야당의 대표였고 지금은 대선 후보인 분이 2014년에 광주 사태라는 표현을 쓰셨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세월호 참사를 ‘제2의 광주사태’로 비유한 페이스북 글을 가리킨 것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경청투어'에 나선 6일 청년 농업인들과의 간담회가 예정된 충북 보은군 화훼농원 숲결에 도착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김성룡 기자/
한 후보는 이른바 보수 개헌 빅텐트와 관련한 질문에도 “개헌 연대는 특정인을 불리하게 하기 위한 그런 사소한 것은 아니다”고만 말했다. 한 후보가 이날 실명을 언급한 정치인은 자신의 아내에 대해 무속 의혹을 제기했던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유일했다. 한 후보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 내가 알던 박지원 의원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 후보 측은 이 후보를 직접 거론하지 않는 건 “후보의 의지”라고 설명한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캠프 내에서 이 후보에 대해 네거티브 공격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며 “그때마다 한 후보가 ‘우린 정책으로 맞서자’며 만류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는 “한 후보의 아내에 대한 공격에, 이미 법인카드 유용으로 기소된 김혜경씨를 맞대응 카드로 꺼낼 수도 있지만, 그건 한 후보의 스타일이 아니다. 국민은 싸우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舊) 여권 내부에선 이같은 한 후보의 모습을 두고 “아직 관료의 모습을 벗어내지 못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에게 두 자릿수 이상으로 뒤처지는 상황에서, 앞서가는 후보의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가 한 후보를 겨냥해 내란 세력이라 비판하는 것과 비교해 “한 후보 메시지의 선명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금 한 후보는 이 후보에 비하면 절대적인 약자”라며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 등 아픈 점을 정확히 찔러 선명한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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