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세계 천식의 날’…소아 천식, 제대로 알고 대처하자
봄·가을 환절기에 증상 더 심해…운동, 오히려 권장해야
봄·가을 환절기에 증상 더 심해…운동, 오히려 권장해야
천식 환아의 흡입기 사용 장면. 게티이미지뱅크.
6일은 ‘세계 천식의 날’이다. 성인기에 발생한 천식은 완치가 어렵지만 소아 천식은 과반수가 사춘기를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낫는다. 하지만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폐 기능이 영구적으로 떨어지고 심하면 급성 발작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소아 천식은 어린이의 폐 속 기관지가 예민해지고 좁아지면서 각종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주로 생후 초기에 발병한다고 알려졌다. 가족력, 알레르기 질환(아토피, 알레르기비염) 등 개인적 요인과 대기 오염, 스트레스, 바이러스 감염 등 환경적 요인이 발병에 관여한다.
주요 증상은 마른기침, 천명(쌕쌕거림), 숨참, 활발한 활동 시 생기는 호흡 곤란이다. 성인과 달리 아이들은 보챔, 늘어짐, 구토를 호소하기도 한다. 소아 천식에서 특히 위험한 증상은 ‘급성 기침 발작’이다. 이는 저산소증과 호흡 부전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 상황이다.
서동인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5일 “주로 밤에 악화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가정에서 대처할 수 있도록 증상 완화제가 처방되는데, 효과가 없다면 늦은 밤이라도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 천식 치료의 첫 번째는 환경 관리다. 증상을 악화하는 환경이나 물질을 회피하면서,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이를 위해선 원인 알레르기 물질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의 경우 먼지가 많이 쌓이는 카펫을 치우고 공기청정기와 특수 이불 커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고가의 제품을 구매할 필요는 없다.
꽃가루나 미세먼지에 대처하려면 실외 활동을 최소화하고 마스크 등 보호 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외출 전에는 실시간 화분 지수와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고 외출 후 돌아와서는 옷을 갈아입고 잘 씻는 것이 중요하다.
실내 온습 관리도 필요하다. 차고 건조한 공기는 천식의 주요 악화 인자다. 온도 22~24도, 습도 50~60% 정도로 약간 습하고 따뜻한 환경을 조성하고 호흡을 가쁘게 하는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다만 따뜻한 환경에서는 집먼지 진드기가 잘 성장하므로 적절한 온·습도를 유지해야 한다.
소아 천식 치료 약물로는 조절제, 완화제 두 종류가 사용된다. 조절제는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 완화제는 악화한 증상을 빠르게 개선하기 위해 쓰인다. 다만 부작용 위험이 있어 약물 사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원칙이다.
약물 투여 방식에는 원칙적으로 흡입기가 권고된다. 그러나 흡입기를 꾸준히 사용하는 환자는 대략 10명 중 1명뿐이다. 나머지는 간헐적으로 쓰거나 먹는 약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기관지 염증을 줄이고 천식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증상이 없는 평상시에도 꾸준한 복약 습관을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약을 거부하는 아이에게는 패치형 기관지 확장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이는 흡입기보다 효과는 덜하다. 만약 패치가 쉽게 떨어진다면 패치 위에 반창고를 덧붙여 오랫동안 부착을 유지할 수 있다.
면역 치료는 소아 알레르기비염 환자에게 자주 권고되는 반면, 소아 천식 환자에게 일차 치료로 권고되지 않는다. 서 교수는 “원인 물질에 대한 노출이 증상을 일시적으로 악화시킬 위험이 있어, 이미 천식이 심한 환자에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환자의 나이가 어릴수록 증상 표현이 미숙해 면역제 부작용을 간과하기 쉽다.
다음은 소아 천식 관련 몇 가지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바로 알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천식약을 먹으면 키가 안 자란다?=일부분은 맞고 일부분은 틀리다. 기관지 염증을 조절하는 스테로이드제는 부작용으로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부작용이 덜한 흡입형 스테로이드제를 주로 쓰는데, 연구에 따르면 흡입형 스테로이드제가 최종 키에 미치는 영향은 평균 1.1㎝ 정도로 미미하다. 되레 잘 치료되지 않은 천식이 성장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천식 증상은 겨울에 가장 심하다?=그렇지 않다. 천식 증상은 여름에 비해 춥고 건조한 겨울에 악화하기 쉬우며 특히 봄·가을에 더욱 심해진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감기나 호흡기 질환에 취약해지고 학기가 바뀌어 새로운 환경을 접하게 되면 천식이 악화할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운동은 피해야 한다?=아니다. 소아 천식 환자에게는 운동이 권장된다. 성인 환자의 경우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기에 운동을 피하라고 권고한다. 반면 아이들에게 운동은 중요한 사회 활동이며 운동을 통해 체력과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에도 도움 된다. 또한 다이어트를 한다고 천식이 개선된다는 연구는 없으나, 진료 현장에서 ‘체중 감량 후 숨쉬기가 편해졌다’고 말하는 소아 천식 환자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