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선거대책위원회와 단일화추진본부 구성을 의결했다. 이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날 당 지도부와의 면담 직후 단일화 논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요구사항이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던 김 후보 측과 당 지도부가 한발씩 물러서면서 단일화 논의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심야에 회의를 열고 권영세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에 임명하는 안을 의결했다. 또 권성동 원내대표, 주호영·나경원·안철수 의원, 양향자 전 의원, 황우여 경선 선관위원장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총괄선대본부장에는 윤재옥 의원이 선임됐고, 단일화추진본부장에는 유상범 의원이 임명됐다. 각 시도선대위원장은 현재 시도당위원장이 맡기로 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기본적인 선대위 구성을 오늘 의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선대위 및 단일화추진본부 구성 의결은 의원총회 도중 당 지도부가 김 후보 캠프 사무실을 찾아 직접 면담한 직후 이뤄졌다. 김 후보 측은 면담이 끝나자마자 중앙선대위와 시도당선대위를 즉시 구성하고, 선거운동 준비를 위해 선거대책본부와 후보가 지명한 당직자 임명을 즉시 완료할 것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김 후보 측은 “이 사항들이 우선 집행돼야 원만한 절차로 후보 단일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 지도부가 김 후보의 요구사항 일부를 수용하며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김 후보 측이 한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나설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비대위 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두 후보간 조속한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을 만나 “한 후보와의 단일화가 반드시 필요하고, 김 후보가 단일화 일정을 조속히 밝혀주길 바란다는 두 가지를 의원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입장문을 채택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당이 지나치게 후보를 압박하는 것으로 비치는 모습이 적절치 않다고 판단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