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는 5일 의원총회를 소집해 김문수 대선후보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의총 모두발언에서 “우리 당원과 국민께서 김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공정한 단일화를 성사시킬 것이라 약속한 경선 과정에서의 다짐을 잊어선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당과 미래, 우리 국민의 삶만 생각하며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 수 있다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며 “내가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들의 큰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김 후보를 향해 단일화 논의에 조속히 나서줄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제 대선이 29일 남았다. 시간이 많지 않다”며 “우선 빅텐트에 동의하는 후보들이 먼저 단일화를 이루고 점차 세력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우리 모두 빅텐트에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문수 후보께서도 TV토론에서 전당대회 직후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의 선택은 분명하다. 승리를 위한 단일화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후보 측과 당은 단일화 논의를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 후보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행사에서 김 후보를 조우해 “오늘 중으로 만나자”고 제안했지만, 김 후보는 이에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이후 국민의힘 4선 중진의원들을 시작으로 당 소속 의원들의 조속한 단일화 논의를 촉구하는 메시지가 잇달았다.

이에 김 후보 측은 입장문을 내고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직후 3일 안에 일방적으로 단일화를 진행하라고 요구하면서 대통령 후보의 당무 협조를 거부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이에 당 지도부가 예정에 없던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이양수 사무총장은 “김 후보 측은 당헌·당규 위에 군림하려는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맞받으면서 김 후보와 당 사이에 단일화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일보

구자창 기자([email protected]) 성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