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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2차 피해 시 300만원 이하 배상 또는 손해액 5배 이내 징벌적 손배 청구 가능"
불안 등 정신적 피해 위자료 청구는 난망…소비자 단체 "기업 책임 다해야"


SKT 유심 해킹에 소비자는 근심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SK텔레콤이 가입자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로 오는 5일부터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한다고 밝힌 지난 2일 서울 시내의 한 SK텔레콤 대리점 앞에서 한 소비자가 유심 재고 소진 및 유심보호서비스 관련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2025.5.2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조현영 기자 = SK텔레콤이 해킹에 따른 피해가 생겼을 경우 100%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정치권과 이용자들은 정보 유출 사고에서 소비자가 피해를 입증하고 배상까지 받기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라고 우려한다.

통신 당국도 이러한 이유에서 SK텔레콤이 이용자 피해 발생 시 책임지고 100% 배상에 나서고 이때 이용자 피해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정보 보유자의 입증 책임이 컸던 과거보다는 정보를 유출 당한 회사 측의 책임이 무거워지는 추세라면서도, 해킹 사고와 2차 피해 간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 수집, 집단적 대응 등도 필요할 수 있다고 5일 조언했다.

해킹으로 인한 2차 피해 발생 시 소비자가 두 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어려운 이유는 사이버 공격 급증에 따라 개인정보가 여러 경로를 통해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 인과관계 증명이 어렵다는 점이 첫 번째로 꼽힌다.

해킹이 일어난 시점에서 한참 지나 2차 피해가 일어나는 경우도 많고 소비자 개개인이 기술적 증거를 모으기가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이번 사건에서 개인정보 처리자인 SK텔레콤은 정보 침해에 고의나 과실이 없었음을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지게 된다.

정보 주체인 소비자가 정보 유출의 고의 또는 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우므로 기업 측이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라는 이야기다.

SK텔레콤 서버 해킹으로 2차 피해를 본 가입자가 나온다면 300만원 이하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SKT 측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이라면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무단 금전거래 등 2차 피해가 일어나지 않고도 해킹으로 인한 정보 유출만으로도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SK텔레콤 해킹 사건의 현재 알려진 피해 범위 내에서는 위자료 청구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법조계 전망이다.

위자료 산정은 인적 사항, 내밀한 사생활 정보, 금융정보 등 어떤 정보가 유출됐느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SKT 측은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개인정보나 금융 관련 정보는 빠져나가지 않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SKT '유심 교체 못 한 출국자, 피해 생기면 책임지고 보상'
(영종도=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 마련된 SK텔레콤 로밍센터에서 출국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5.5.4 [email protected]


구태언 IT 전문 변호사는 "SKT와 같은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는 해킹 사고 방지를 위한 합리적인 보안 조처를 하지 않았다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개인정보 유출 자체만으로도 책임을 질 수 있다"며 "다만 책임의 범위는 보안 조치의 적절성, 해킹 기술의 수준, 유출된 정보의 성격 등이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변호사는 "가입자는 해킹 사고와 2차 피해 간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위해 체계적인 증거 수집, 전문가 의견 활용, 집단적 대응 등의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KT 해킹 사태와 관련해 집단소송을 준비 중인 로피드법률사무소의 하희봉 대표변호사는 "SKT가 가입자 입증 피해를 완전히 면제해서 가입자 입증이 없어도 배상하겠다는 것이 관건인데 마케팅이라고 본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민사 소송에서 입증 책임을 피고가 면제해주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주식회사로서 배임 문제를 감수할지 의문"이라며 "가입자가 입증 책임을 완전히 면제받기보다는 해킹과 자신의 손해 간 최소한의 입증은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스미싱 문자 클릭 등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큰 행위를 SK텔레콤 해킹 발생 전후에 하지 않았다는 행위 입증 등이 최소한의 입증 범위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기업 전문 변호사는 "블랙컨슈머도 많은 상황에서 실제 피해자가 아닌데 주장만으로 배상해줄 수는 없고 기업은 사실 여부를 따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 "소비자가 금전적으로 손실 봤다면 이에 대한 배상은 당연하다. 가입자의 정신적 피해 등에 대한 부분을 어떻게 할지 기업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구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가입자 유심(USIM) 정보를 탈취당한 SK텔레콤이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이틀째인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SKT 대리점에 'SK텔레콤은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다. 2025.4.2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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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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