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왼쪽)가 5일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봉축법요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당 지도부 등의 ‘사흘 내 단일화’ 압박에 대해 ‘대선 후보의 당무우선권 행사’를 규정한 국민의힘 당헌을 거론하며 반대 뜻을 밝혔다. 단일화 추진 등은 당무우선권을 가진 자신에게 결정권이 있다는 취지다. 당내 단일화 찬성파와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김 후보는 5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직후, 3일 안에 일방적으로 단일화를 진행하라고 요구하면서, 당무 협조를 거부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일화는 후보가 제안한 단일화 추진기구 구성을 중앙선대위가 신속히 받아들인다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 잘못된 사실에 기반해 대통령 후보의 진심을 왜곡하고 공격하는 행위는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2일 대선 후보로 선출된 직후 국민의힘 지도부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대선 후보 단일화를 추진할 기구 설치를 지시했다. 그러나 단일화 추진기구 설치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오히려 김 후보의 단일화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오자, 친윤석열계 당 지도부를 향해 ‘당무우선권’을 내세운 것이다.

김 후보는 또 자신이 당 사무총장으로 내정한 장동혁 의원을 당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이미 대통령 후보가 수차례에 걸쳐 사무총장 임명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아 사실상 임명이 불발됐다. 이는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 행위로, 대선 후보 선출 직후부터 지속되어 온 당무우선권 침해 행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김 후보는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를 강하게 주장해온 이양수 사무총장 대신 자신의 경선 캠프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장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임명한다고 했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김 후보의 단일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결국 장 의원은 이날 사무총장직을 고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후보는 ‘빅텐트’ 단일화 범위와 관련해 “단일화는 반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고 보수 진영의 단일 대오를 형성하기 위한 것으로,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 등을 포괄한다. 단일화는 후보가 제안한 추진기구 구성을 중앙선대위가 신속히 받아들인다면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겨레

손현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