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차디찬 바다에 둘러싸인 외딴 섬에 있는 난공불락의 요새. 운영된 29년간 36명이 14차례 탈옥을 시도했지만, 누구도 살아서 나가지 못한 곳" "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이처럼 기록하고 있는 '알카트라즈 연방 교도소'가 60여 년 만에 부활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세계적으로 악명 높았던 이 교도소를 재개장하겠다고 4일(현지시간) 밝히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서 "미국은 너무 오랫동안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재범을 반복하는 범죄자, 사회에 고통과 괴로움만 주고 아무 기여도 못 하는 쓰레기(dreg) 같은 존재들 때문에 고통받아 왔다"고 했다.

알카트라즈 연방 교도소가 있는 미 샌프란시스코의 알카트라즈 섬.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가장 위험한 범죄자들을 주저 없이 감옥에 가두고 그들이 해를 끼칠 수 있는 사람들과 멀리 떨어뜨린 과거 우리의 방식이 옳았다"며 "우리는 더는 연쇄 범죄자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교도국에 법무부와 FBI, 국토안보부 등과 함께 알카트라즈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재건해 미국에서 가장 잔인하고 폭력적인 범죄자들을 수용하도록 지시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알카트라즈의 재개장은 법과 질서, 정의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알카트라즈 연방 교도소는 현재 관광 명소가 됐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가 재개장을 지시한 알카트라즈 교도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약 2.4km 떨어진 바위 섬에 있다. 남북전쟁 당시 군사 감옥이었다가 1934년부터 1963년까지 29년 동안 연방 정부의 교도소로 운영됐다.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 금주법 시대에 밀주업자였던 조지 켈리, 아일랜드계 갱단 두목인 화이티 벌저 등 악명 높은 중범죄자들이 이곳에 갇혀 있었다.

FBI에 따르면 알카트라즈는 지리적, 구조적으로 탈출이 불가능한 감옥이었다. 사방이 차가운 바다로 둘러싸여 있으며 일반 교도소보다 보안이 고도로 설계됐고, 수감자들은 엄격하게 통제됐다. 때문에 탈옥을 시도해도 체포되거나 물에 빠져 익사했다.

알카트라즈 감옥을 둘러보는 관광객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미제로 남은 탈옥 사건이 있었다. 1962년 죄수 프랭크 모리스와 존 앵글린, 클라렌스 앵글린이 2년간의 치밀한 계획 끝에 탈옥을 감행한 것이었다.

이들은 낡은 톱날 등으로 벽을 뚫어 탈출로를 만들고, 우비로 구명조끼와 뗏목을 제작해 섬을 탈출했다. 석고와 종이 등으로 자신들을 대신할 인형을 만들어 감시의 눈을 피했다고 한다. 이후 이들의 행방이 묘연해 미 수사 당국은 이들이 익사했을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시체는 발견되지 않아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1962년 알카트라즈를 탈출한 이들이 남긴 인형. FBI 홈페이지 캡처

이런 배경 때문에 알카트라즈는 숀 코너리와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더 록(The Rock)',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알카트라즈 탈출' 등 여러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알카트라즈는 섬이란 특성 때문에 시설 운영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1963년 폐쇄됐다. 현재는 크루즈를 타고 도착하는 유명한 관광 명소로 미 국립공원관리청(NPS)에서 관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를 추종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는 엘살바도르의 초대형 교도소 '세코트(CECOT)'를 모범 사례로 지지해왔다.

그러나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은 교도국 자료를 인용해 "알카트라즈 교도소 재개장을 위한 복구와 유지 보수 비용만 최대 500만 달러(약 69억원)가 들며, 하루 운영 비용이 다른 연방 교도소의 3배"라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8656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파열음…이번주 정치테마주 더 널뛴다 [이런국장 저런주식] 랭크뉴스 2025.05.06
48655 이재명 “세상이 어쩌다 이렇게”…테러 위협에 방검복에 주먹 인사 랭크뉴스 2025.05.06
48654 이재명 유죄 파기환송에…"잘된 판결" 46% "잘못됐다" 42% [중앙일보 여론조사] 랭크뉴스 2025.05.06
48653 국민의힘, 이틀째 의원총회서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논의 랭크뉴스 2025.05.06
48652 완주? 빅텐트? 고민 커진 이준석…캐스팅보터 가능성은 여전 [중앙일보 여론조사] 랭크뉴스 2025.05.06
48651 "어른이 주는 술은 괜찮다? 한 모금도 안돼"…15세 이전 음주, 알코올 중독 위험 랭크뉴스 2025.05.06
48650 고속도로 달리던 트럭 갑자기 '쾅'… 동전 800만 개 '10억 원' 흩어졌다 랭크뉴스 2025.05.06
48649 한덕수, 오늘 관훈토론회 참석 후 이낙연과 오찬 회동 랭크뉴스 2025.05.06
48648 이재명 49 김문수 33 이준석 9%…이재명 49 한덕수 36 이준석 6% [중앙일보 여론조사] 랭크뉴스 2025.05.06
48647 "김 없는 주먹밥 등장"…천정부지로 오른 쌀값에 특단의 조치 내놓는 日 편의점 랭크뉴스 2025.05.06
48646 '성추문' 前대통령 체포영장 취소한 볼리비아 판사 구금돼 랭크뉴스 2025.05.06
48645 “강남 빈집만 노린다”…돌반지부터 유품까지 ‘금품 3억’ 훔친 50대 남성 최후 랭크뉴스 2025.05.06
48644 IMF총재 "관세로 中 디플레 우려…中, 수출→소비 주도로 가야" 랭크뉴스 2025.05.06
48643 백악관 "외국영화 관세, 아직 최종결정 안돼…옵션 검토중"(종합) 랭크뉴스 2025.05.06
48642 “신혼여행 성지인데 못 가겠네”…호텔값 오르자 여행 포기한다는 ‘이곳’ 랭크뉴스 2025.05.06
48641 "연봉 낮은 9급 공무원? 관심없어요"…싫다던 Z세대 "500만원이면 고려" 랭크뉴스 2025.05.06
48640 ‘진격의 K방산’ 1분기 매출 첫 8조원 돌파…수주 잔고만 100조원 랭크뉴스 2025.05.06
48639 "남녀 모두 알몸으로 주무세요"…전문가가 밝힌 건강의 비결, 효과는? 랭크뉴스 2025.05.06
48638 수단 반군, 정부군 거점 포트수단 이틀째 공습…연료창고 화재 랭크뉴스 2025.05.06
48637 美재무 "美에 투자하기 나쁜때 아냐…정부적자 매년 1%씩 감축" 랭크뉴스 202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