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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국내 건설업 생산이 20% 넘게 줄며 27년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건설업 생산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0.7% 감소했다. 감소 폭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분기(-24.2%) 이후 가장 크다. 건설기성은 지난해 2분기(-3.1%), 3분기(-9.1%), 4분기(-9.7%)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내리막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기였던 2020년 2분기~2022년 1분기 이후 가장 긴 기간 줄고 있다.

건설 경기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신호는 이뿐이 아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투자는 57조원으로 전년대비 12% 감소했다. 4분기 연속 감소세다. 건설업 취업자 수도 지난해 5월부터 감소세가 지속돼, 3월 취업자는 전년대비 18만5000명 감소한 193만명에 그쳤다.
김지윤 기자

수주와 착공 부진 누적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하고, 12ㆍ3 비상계엄 이후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신규 분양이 축소된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달엔 과잉투자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교량 사고 등 일시적 요인이 겹쳐 감소했다고 정부는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한국의 1분기 성장률 -0.2%로 역성장했다고 발표하면서 건설ㆍ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 부진의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건설투자가 작년 2분기부터 성장률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장기 고금리 상황,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미분양 증가에 따른 주택 경기 부진 등 구조적 요인들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건설업 경기 침체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기성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경상)는 올해 1분기에 1년 전보다 7.7% 줄어들며, 작년 1분기(-10.4%)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건설투자는 그간의 수주ㆍ착공 위축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크게 부진할 전망”이라며 “다만 하반기 이후에는 선행지표 개선과 금융 여건 완화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낮은 수준에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건설업 침체가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가운데, 일각에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중심의 ‘건설 추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추경) 수정안에서 건설경기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은 8122억원이 새로 편성됐다. 기존 2025년 예산안 중 SOC 예산은 약 2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9000억원 감소했다. 12개 예산 분야 중 SOC 분야 예산만 유일하게 줄었다. 이번 추경으로 SOC 재정 투입은 지난해와 겨우 비슷한 수준이 된 셈이다. 하지만 이번 추경안을 뜯어보면 8122억원 가운데 4888억원은 신축매입임대 등 주거정책을 위한 예산이고, 이를 제외한 엄밀한 의미의 SOC 예산은 3234억원에 불과하다.

엄근용 건산연 연구위원은 “추경안에 포함된 SOC 관련 사업은 지하 탐사 비용과 도로 포장 정도인데, 그것만으로 SOC 투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엄 위원은 “공공사업이 주택 사업 대비 수익성은 크지 않아도, 기업들이 버틸 수 있는 여력을 줄 수 있다”며 “대도시 상하수도 교체, 저수지 재설계 등 사회기반시설 노후화와 기후변화 등으로 안전에 위협이 되는 부분부터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5 한국 경제 전망(수정)’ 보고서에서 “SOC 분야 추경으로 경기부양 효과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건설업 경기침체를 일부라도 해소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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