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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익 울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황혼육아 늘어나며 시니어 척추건강 위협
척추관협착증 의심되면 전문진단 받아봐야
초기엔 비수술 치료만으로 증상 개선 효과
척추관협착증 약침 치료효과 연구로도 입증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최근 ‘황혼육아’가 시니어들의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맞벌이 부부 증가에 따른 자녀 양육의 부담이 자연스레 조부모 세대로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근로자 모성보호제도 확대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자녀 양육 과정에서 조부모의 도움을 받는 비율은 전체의 48.8%에 달했다. 어린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의 절반 가까이가 조부모의 손을 빌리고 있는 셈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황혼육아로 인한 시니어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제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조부모에게 지자체가 매월 수당을 지급하는 ‘손주돌봄수당’ 제도가 대표적이다. 울산시에서도 올해 3월부터 손주를 돌보는 조부모에게 월 최대 30만 원, 3명 이상을 돌볼 경우 최대 6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지원이 있더라도 나이든 부모의 육체적 부담까지 덜어주기란 쉽지 않다. 손주를 돌보는 일은 단순히 잠깐 아이를 봐주는 수준을 넘어선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이의 식사, 목욕, 외출, 수면 등 일과 전반을 책임져야 하니 고강도 노동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성장기 아동을 반복적으로 안고 눕히고, 무릎이나 허리를 굽혀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일상은 신체에 무리를 주게 마련이다.

더욱이 바닥에 앉는 문화가 일반적인 국내 주거 환경은 허리, 무릎, 고관절 등 시니어의 주요 관절에 더 큰 부담을 가중시킨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아이를 안아 들기 위해 허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다보면 척추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쳐 각종 척추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다.

시니어들의 발병률이 높은 대표 질환으로 척추관협착증이 지목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의 중심부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그 안을 지나는 요추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초기 증상은 허리 통증이나 둔한 피로감 정도로 시작해 진행되면 엉덩이와 다리로 이어지는 저림과 당김, 극심한 통증이 동반된다.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없거나 오래 걷지 못하게 되는 간헐적 파행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만약 허리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통증이 느껴지거나 다리가 저려 주저앉게 되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이 의심되므로 전문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초기에는 비수술 치료만으로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적절한 시기를 놓칠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척추관협착증의 신경 압박을 해소함으로써 근본적 원인을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침·약침, 추나요법, 한약 처방이 척추관협착증의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그 중에서도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정제해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단순한 염증 완화를 넘어 신경 회복 및 기능 개선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약침의 치료 효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약리학의 개척자(Frontiers in Pharmacology)’에 게재된 논문에서도 확인됐다. 자생한방병원 연구진은 척추관협착증을 유도한 동물 모델에 두충, 오가피, 방풍 등의 한약재를 혼합한 약침을 경막외 투여한 결과 통증과 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종양괴사인자(TNF)-α, 인터루킨(IL)-1β 등의 염증 매개 인자가 억제됨을 확인했다. 또한 손상된 신경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로토닌과 NF200 단백질의 발현이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황혼육아가 대세라고들 한다. 그러나 아무리 헌신적인 마음이 있더라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면 일상의 균형은 무너지기 쉽다. 시니어들이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일은 결국 가족 전체의 지속 가능한 행복을 위한 첫걸음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김영익 울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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