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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인, 택시 등 대상 배터리 구독 서비스
7년 후 피트인 스테이션 500곳 조성 목표
포엔, 가격 저렴한 ‘재제조 배터리’ 공급

지난달 29일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피트인 스테이션. 아이오닉5 전기 택시가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된 주차장을 지나 건물 실내로 들어선 후 지능형 리프트 앞에 멈춰섰다. 리프트가 택시를 들어올리자 한쪽 벽면의 문이 열리면서 자율주행 로봇이 무게 450㎏의 배터리팩을 운반해 왔다.

이미 사용이 끝난 배터리팩이 또 다른 로봇으로 옮겨지고 새 배터리팩이 차량에 부착됐다. 작업에 소요된 시간은 15분을 넘기지 않았다. 작업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택시 하단부의 나사를 풀어 덮개를 제거하고 모니터에 표시된 배터리의 각종 수치를 확인하는 역할만 했다.

4월 29일 경기 안양시의 피트인 스테이션에서 아이오닉5 택시의 배터리팩 교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바닥에 조성된 트랙에서 피트인이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이 배터리팩 교체 작업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 진상훈 기자

피트인 스테이션은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설립된 전기차 배터리 종합 관리서비스 시설이다. 택시를 비롯한 전기 상용차의 배터리팩 교체를 주력으로 하며 충전과 세차, 부품과 감속기 오일 교체 서비스 등도 받을 수 있다.

피트인 스테이션을 운영하는 피트인은 지난 2022년 9월 현대차그룹의 사내 벤처기업으로 출범한 후 이듬해인 2023년 7월 독립 법인으로 분사(分社)한 업체다. 2년 반 정도의 짧은 기간에 지능형 리프트와 배터리 교체용 자율주행 로봇, 배터리팩 급속충전기, 로봇 위치 인식 시스템 등 6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피트인의 주력 사업은 상용 전기차의 ‘배터리 교체형 구독(BSS·Battery Swapping System) 서비스’다. 택시와 트럭 등 상용 전기차는 하루 주행량이 많아 배터리가 금방 소진되고 수명도 짧다. 또 자차 보험에도 가입하기가 까다롭고 충전하는 데 50~90분의 긴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다. 이에 착안해 전기차의 차체는 구매자가 소유하되 배터리는 구독을 통해 간편하게 매일 교체해 사용할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를 만든 것이다.

피트인의 배터리 구독 서비스 가입 대상은 현재 택시로 한정돼 있다. 여기에 출시를 앞둔 현대차그룹 최초의 목적기반차량(Purpose Built Vehicle·PBV)인 기아 PV5가 포함될 예정이다.

피트인 스테이션은 현재 사업 초기라 시범적으로 본사가 위치한 안양에 한 곳만 운영되고 있지만, 올해 안에 수원에 2호점이 착공된다. 피트인은 추가 투자를 통해 3년 후에는 피트인 스테이션을 5곳으로 늘리고, 2032년까지 500곳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필요한 배터리팩 교체용 로봇은 중국에서 아웃소싱 형태로 제작된다.

피트인 스테이션 외부에는 전기차 충전기와 자동 실내 세척기가 설치돼 택시 운전사들이 충전과 세차를 스스로 할 수 있다. / 진상훈 기자

완성차 업계에서는 앞으로의 전기차 시장이 배터리 구독이나 사용후 배터리의 재제조·재사용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 사내 스타트업을 일찌감치 독립시켜 육성하고 있다.

지난 2019년 현대차그룹 스타트업으로 설립돼 2020년 분사한 포엔은 배터리팩의 재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사용이 끝난 전기차 배터리의 처리는 신제품에 가깝게 다시 만들어지는 재제조, 에너지저장시스템(ESS·Energy Storage System) 등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는 재사용, 폐기 후 원재료만 추출하는 재활용 등으로 나뉜다. 포엔은 이 중 부가가치가 높은 재제조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

배터리 재제조는 완성차 업체, 보험사, 전기차 구매자에게 모두 필요한 기술이다. 재제조된 배터리는 신제품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29일 경기 군포시의 포엔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입고된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 진상훈 기자

배터리 제조사들도 최근 포엔과의 협업을 늘려가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여러 나라는 완성차 업체에 재활용 배터리의 사용 비율을 맞추도록 규제하고 있는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기존 방식과 다른 형태로 배터리를 제작해야 한다. 포엔은 재제조, 재사용, 재활용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다. 포엔은 SK온에 이어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과도 협업하고 있다.

포엔은 지난해 1월 현대차의 미국 품질분석시설이 위치한 로스앤젤레스(LA) 인근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캘리포니아주(州)와 네바다주에 공장을 짓기 위해 부지를 물색 중이다. 배터리 재제조·재사용에 대한 완성차 업체의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현대차·기아 외에 다른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 것이다.

최성진 포엔 대표는 “최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 기업과 파트너십 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유럽에서도 CATL, 폭스바겐 등 협업을 원하는 완성차·배터리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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