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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미만 정신건강 진단·치료 4년새 2배로
연 평균 19.4% 증가···7~12세 가파르게 늘어
“조기교육 과열 영향”“좋은 진료 여건도 반영”
우울한 표정의 어린 남자아이가 정신과 의사와 상담을 받는 장면을 묘사한 일러스트. ChatGPT(DALL·E 생성 이미지)로 생성했다.


우울증 등 정신건강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아동·청소년이 4년 새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어유치원(유아 대상 영어학원) 입학을 준비하는 ‘4세 고시’, 유명 영어·수학 학원 입학에 대비하는 ‘7세 고시’, ‘초등 의대반’ 등 조기 사교육이 아동들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1월 우울증 등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질환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은 18세 미만 아동 환자는 27만62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13만3235명)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정신건강 질환을 겪는 아동은 매해 꾸준히 늘었다. 2021년 17만2441명, 2022년 21만2451명, 2023년 24만4884명을 기록하며 2020~2024년 연평균 19.4%씩 증가했다.

특히 7~12세 연령대에서 가장 가파른 증가세가 나타났다. 7~12세 남자 아동 환자는 2020년 3만3800명에서 2024년 7만6159명으로 2.3배 늘었고 여자 아동 환자 역시 1만2260명에서 2만9165명으로 2.4배 늘었다. 같은 기간 0~6세 아동 환자는 남녀 모두 1.5배씩 증가했고, 13~18세 남아 환자는 1.9배, 여아 환자는 2.1배 증가했다. 아동 환자가 가장 많이 진단받은 정신 질환은 ‘우울’, ‘운동 과다장애’, ‘불안장애’, ‘기분장애’ 등이었다.

‘조기 사교육’ 열풍이 불면서 아동 정신건강 질환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남 3구로 불리는 강남·서초·송파 지역 아동 정신건강 진단·치료 건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강남 3구 9세 이하 아동의 우울증과 불안장애 건강보험 청구 건수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평균인 291건을 웃돈다. 송파구 1442건, 강남구 1045건, 서초구 822건이었다.

이들 지역은 유아 사교육 업체들이 집중된 곳이다.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유아 대상 영어학원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강남 3구의 유아 대상 영어학원 수는 19.6개로 서울 25개 자치구 평균인 9.6개의 2배가 넘었다. 천근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는 SNS에 “정서적인 경험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암기, 논리적 추론을 해야 하면 아이의 뇌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기억력을 담당하는 해마나 불안을 담당하는 편도체가 손상될 수밖에 없다”며 “대치동에 정신과, 소아정신과가 많은 것은 아이들이 정신과 치료라도 받게 하면서 버티게 하는 부모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동 정신건강 질환이 증가하는 원인을 단순히 조기교육 열풍으로만 보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권정민 서울교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는 SNS에 “우울증·불안장애 보험금 청구 ‘건수’보다는 인구 대비 비율로 계산해야 한다”며 “3월 기준 송파구에 어린이 4만명, 강남구에 3만3000명, 서초구에 2만9000명이 살고 있는데 동작구(1만8000명), 도봉구(1만2000명)에 비해 많다”고 말했다. 또 소득 수준을 통제한 후 통계를 산출해 정확한 분석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권 교수는 “소득 수준을 통제해서 계산하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아서가 아니라 병원에 갈 시간과 돈이 더 많아서일 수도 있다”며 “통계를 정확히 해석해야 그에 맞는 정책을 계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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