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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왼쪽 셋째)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 후보와 함께 대선 후보 경선을 치렀던 나경원·안철수 의원과 양향자 전 의원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4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까지 포함한 ‘원샷 단일화’ 추진 뜻을 밝히면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선출 이후 첫번째 관문인 한덕수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를 둘러싼 샅바 싸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김 후보는 7일을 단일화 목표 시한으로 잡고 있는 당 지도부에 “그건 너무 급하지 않으냐”는 취지로 말하는 등 ‘시간’에 끌려다니지 않을 뜻도 분명히 했다.

김 후보가 이날 “가급적이면 모든 분들이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김문수·한덕수·이준석 후보의 원샷 단일화를 들고나온 건 우선 시간을 끌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이준석 후보는 줄곧 ‘독자 완주’ 뜻을 고수해온 터라, ‘김문수·이준석·한덕수 단일화’는 논의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이 후보는 이날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의식을 본받아 정치 본령에 충실하겠다. 정치공학 논의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는데도 김 후보가 이런 주장을 꺼낸 건 제2정당 후보로서 가진 조직력과 정치자금 등의 우위를 최대한 활용해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자신이 최종 후보가 되는 데 유리하고, 그러려면 최대한 단일화 시기를 늦춰야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는 공보물 발주 등을 고려해 오는 7일을 양쪽의 단일화 시한으로 잡고 있었다. 한 후보 쪽도 늦어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10~11일) 전에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한 후보로 단일화가 되더라도, 후보 등록일을 넘기게 되면 국민의힘의 당 기호인 ‘2번’을 쓸 수 없게 된다. 김 후보는 이날 단일화 시기를 두고 “너무 늦지 않게 해야 한다는 얘기를 최대한 감안하겠다”고 했지만, 정확한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 후보는 이날 당 선거대책위원회 상견례에서 “6일까지 휴일인데, 현실적으로 그때까지 한 후보와 단일화 논의를 어떻게 하느냐. 그건 너무 급하지 않으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국민의힘이 이날 김 후보의 지시로 선대위에 단일화 추진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시기를 못박지 못한 것은 ‘급할 게 없다’는 김 후보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날 경선 캠프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장동혁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내정하기도 했다. 사무총장은 당의 돈과 조직을 관리하는 책임자로, 대선에서 매우 중요한 당직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김 후보의 발언에 한 후보 쪽은 단일화 방식과 시기 등 모든 것을 국민의힘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후보를 포함해 한꺼번에 경선을 치르는 덴 부정적이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김·한 후보가 먼저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후보는 5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리는 봉축법요식에 나란히 참석하지만, 단일화 관련 논의를 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양쪽이 협상 테이블에 앉더라도,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치열한 ‘디테일’ 싸움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 쪽은 경선과 마찬가지로 ‘당원 투표 50%+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되, 김·한 후보 양자택일 문항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 주류 쪽에선 불만이 터져 나왔다. 당 관계자는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 마음이 다른 거 아니겠냐. 김 후보도 막상 후보가 되니 자기 중심으로 단일화가 이뤄지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선대위 상견례에 처음 참석한 안철수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야 승리의 길이 열릴 수 있다”며 김 후보에게 “계엄과 탄핵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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