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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국회에서 본회의 표결 절차를 마친 뒤 회의장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고 성장 동력도 잃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효과로 수출도 타격을 입고 있다. 여기에 ‘경제 사령탑’ 마저 공석이 됐다. 6·3 대선, 새 정부 출범을 한달 앞둔 시기에 자칫하면 1% 성장률도 나오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지 않도록 추가경정예산을 서둘러 집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나 투자 침체가 장기화되면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한·미 관세 협의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렸던 ‘경제관계장관회의’, ‘대외경제장관회의’, ‘대외경제현안간담회’ 등 장관급 협의체 가동에 차질이 예상된다. 회의가 열리더라도 경제부총리가 없는 상황에서는 경제 부처 간 정책 조율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애초 정부는 내수 회복을 위해 올해 상반기 재정 신속 집행을 추진했지만, 뚜렷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따르면 1분기 재정 신속집행 달성액은 약 211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집행실적(207조9000억원)보다 3조8000억원 증가했다. 그러나 투자와 소비심리, 수출 등 각종 지표들은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공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올해 2월 기준, 9조94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조6909억원)에 비해 21.6% 줄어들었다. 지난해 12·3 불법계엄 사태로 2024년 12월 88.2으로 떨어졌던 소비자심리지수도 2025년 1월 91.2, 2월 95.2로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3월 93.4로 다시 위축됐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떠받쳤던 수출액도 1분기 기준 1599억달러에 그쳐 1년전(1633억달러)보다 2.1% 감소했다. 이처럼 소비와 건설투자, 수출 모두 부진함에 따라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2%를 기록하며 3분기 만에 뒷걸음질 쳤다. 자칫 성장률은 1% 밑으로 떨어질 우려도 나온다.



‘최악’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은 당장 약 13조8000억원 규모의 추경 조기 집행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규모면에서 아쉽지만 지금 급한 건 집행 시기라는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소비와 투자 침체가 길어지면 나중에 어떤 정책을 써도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정부는 민생과 직결된 사업을 중심으로 추경 조기 집행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발표한 ‘상생 페이백’과 ‘소상공인 부담경감 크레딧(포인트)’ 사업 모두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다른 부처와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부처간 유기적으로 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예결위는 “사전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연내 지원사업 개시가 가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추경 편성이 예상보다 늦어진 만큼 지금 정부는 최대한 빨리 집행하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이 커지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은 가장 큰 문제다. 협상이 지연될수록 대기업은 물론 대응력이 떨어지는 수출 중소기업의 피해는 커진다. 미 행정부는 무역 및 관세 관련 협의에 속도를 내고 싶어하지만 ‘대행’ 체제인 한국으로선 의사결정을 내릴 주체가 사실상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향후 5년간 한·미 무역관계를 규정할 수 있어 ‘부총리 공백 상황’에선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형주 LG경영연구원 경제정책부문 부문장은 “부총리마저 공석이 되면서 최소한의 실무 협의 정도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행 체제에서 한계가 있는 만큼 새 정부 출범 전까지 협상에 속도를 내기보다는 미국의 구체적인 의중을 파악하고 다른 나라의 협상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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