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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명동의 한 음식점에 메뉴와 가격이 안내되고 있다. 뉴스1

서울에 사는 40대 이모씨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 첫 주 주말 가족 모임을 올해 집에서 했다. 부모님과 동생 내외, 아이들까지 10명이 넘는 대가족이 모인다. 지난해까지는 부모님이 거주하는 본가 근처 고깃집을 예약해 가족 모임을 해왔지만, 올해는 집에 모여 직접 음식을 차렸다. 이씨는 “1인분에 4만원이 넘는 소고기 외식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1인분 2만원대인 삼겹살을 온 가족이 먹어도 30만원을 훌쩍 넘는다. 외식비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고 말했다.

외식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4월 외식 물가지수는 124.36(2020년=100)으로 1년 전보다 3.2% 올랐다. 상승 폭은 지난해 3월(3.4%)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컸다. 외식 물가상승률은 1월 2.9%, 2월 3.0%, 3월 3.0%, 4월 3.2% 등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4개월 연속 2%를 넘어, 2.1%를 기록했는데, 외식 물가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외식 물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지난달 0.45%포인트였다. 연말부터 지속한 고환율의 여파로 수입물가가 상승한 데다 식품업계의 가격 줄인상이 외식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 외식 메뉴인 삼겹살은 이제 1인분 2만원이 ‘뉴노멀’이 됐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고깃집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1인분(200g 기준) 평균 가격은 지난해 5월 처음 2만원을 넘은 뒤 꾸준히 상승해 지난 3월 2만276원까지 올랐다. 4인 가족이 식당에서 삼겹살 4인분을 먹고 후식으로 냉면 2그릇(1만2115원)을 주문하면 10만원이 넘게 든다는 얘기다.

다른 외식 메뉴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선회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5.4% 올랐고 짜장면(5.1%), 짬뽕(4.9%), 볶음밥(4.5%), 탕수육(3.6%) 등 중식 메뉴 가격 상승률도 평균치를 웃돌았다. 햄버거(6.6%), 떡볶이(5.4%), 치킨(5.3%) 등 값도 1년 전보다 눈에 띄게 올랐다.

다만 외식 메뉴 가운데 주류 가격은 오히려 내리고 있다. 소주 값은 물가지수 기준 1년 전보다 1.0% 내렸다. 지난해 9월부터 8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맥주 가격(-0.3%) 역시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내림세다. 이는 소비자들이 외식 소비를 줄이자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주류 판매가격을 낮추며 대응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1.5%는 가계 경제가 1년 전보다 악화했다고 답했다.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분야는 ‘물가 상승(71.9%)’이 압도적이었는데, 물가가 가장 크게 오른 부문으로 식료품·외식비(72.0%)를 가장 많이 꼽았다.

문제는 이런 외식 물가가 쉽게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4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8.3포인트로 전월 대비 1.0% 상승했다. 1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육류 가격은 지난달 3.2%나 올랐다. 수입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도·소매가격을 밀어 올리고, 외식 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돼지고기의 경우 1+급 국내 도매가격(5월 3일 기준)은 ㎏당 2559원으로 1년 전(2222원)보다 15.2% 상승했다. 축산물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2022년 7월(6.1%) 이후 33개월 만에 가장 높은 4.8%를 기록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는 수입산 돼지고기 원료육과 계란 가공품에 대해 신규 할당 관세를 적용한다. 추가로 관세율을 낮추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17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물가 안정을 위한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도 나선다. 기재부 측은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민생과 밀접한 주요 품목의 수급·가격 변동과 유통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필요하면 신속히 대응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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