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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지난 2월 충주시의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지원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충주시 유튜브 캡처
'충주맨'으로 유명한 김선태 충주시청 주무관은 지난 2월 "공무원 최초"라며 '프리 선언'을 했다. 하지만 충주시청을 떠나 프리랜서가 되겠다는 뜻은 아니다. 충주시가 전국 최초로 지자체 내 만 18~26세 여성 모두에게 자궁경부암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을 무료로 지원한다는 내용을 홍보했다. 현재는 만 12~17세 여성 청소년과 만 18~26세 저소득층 여성만 국가 지원 대상이다.

해당 영상은 지난 4월 30일 기준 유튜브 조회 수 150만 회를 넘었다. 댓글에는 "전국적으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이 정도면 대선 출마 선언", "남성도 제발 맞으라고 홍보해달라"와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성인이 HPV 백신을 맞으려면 일반적으로 3회 접종에 약 60만원이 든다. 충주시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에서도 관련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접종 종류·대상 확대해야"
HPV 백신 광고 모델이었던 배우 정경호. 사진 한국MSD
HPV는 주로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자궁경부암·두경부암·항문생식기암 등 다양한 암을 유발한다. 때문에 예방 효과를 높이려면 남녀 모두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HPV 백신 광고에 남성 연예인이 등장하는 이유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86개국이 국가예방접종(NIP) 사업을 통해 남녀 모두에게 HPV 백신을 지원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9가 HPV 백신의 남녀 무료 접종을 약속한 유튜브 영상. 사진 유튜브 채널 '윤석열' 캡처
한국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로 9가 HPV 백신 확대, 남성 접종 도입을 내걸었으나 탄핵 정국 속에서 추진 동력을 잃었다. 현재 질병관리청의 NIP 사업에선 4가 백신만 지원하고 있다. HPV 백신은 2가·4가·9가 3가지가 있으며, 숫자가 높아질수록 예방 가능한 바이러스 유형이 많다.

지난해 1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NIP 사업에서 4가 백신을 9가 백신으로 전환하고 접종 대상을 만 12세 남아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예산 증액안을 의결했으나, 최종 예산안에선 제외됐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내년 예산안이 마련될 때 다시 논의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2022년 대선에서 여야 후보들이 남성 HPV 백신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오는 6월 치러질 조기 대선에서도 관련 공약이 나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가 차원의 지원이 늦어지는 사이 일부 지자체는 남성 청소년에게 HPV 백신을 자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발병 이유가 다양한 다른 암과 달리 HPV로 인한 암은 백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며 "NIP 사업에서 전 세계적으로 퇴출당하는 추세인 4가 백신 대신 90% 이상 관련 암 예방이 가능한 9가 백신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8개국 중 30곳 이상이 남녀 모두의 접종을 지원하고 있다"며 "성별 상관없이 9~26세 연령층은 누구나 백신을 맞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란? (출처: 질병관리청) ☞전염성이 높은 병원체로 피부나 생식기 점막 등을 감염시켜 HPV 관련 암(자궁경부암·외음부암·항문암 등)과 그 전암병변, 생식기 사마귀 같은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감염 시 대부분 무증상이고 12~24개월 이내에 자연 소멸하지만 3~10%에서는 지속감염을 일으키고, 지속감염은 수년에서 수십 년 후 다양한 암 발생의 위험 요인이 됩니다.

☞이 중에서 '고위험 유전형'은 HPV 16형·18형이 대표적이고 대부분의 HPV 관련 암을 유발하여 백신의 주요 표적이 됩니다. '저위험 유전형'은 대표적으로 HPV 6·11형이 있고 암은 거의 일으키지는 않지만, HPV 관련 전암성 병변, 생식기 사마귀 등을 일으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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