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서 나란히 무대에 올라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당원들과 국민들의 결정에 승복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해 당 대표직에서 사실상 쫓겨난뒤 경선 결선까지 올랐지만 결국 고배를 마셨다.
한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구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경선에서 탈락한 뒤 이같이 낙선 소감을 밝혔다.
한 후보는 지난 1~2일 진행된 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50%씩 합산한 득표율에서 43.47%를 기록해 56.53%를 얻은 김문수 후보에게 뒤졌다. 당원 선거인단 투표과 여론조사에서 모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후보는 “저의 여정은 오늘 여기서 끝나지만 우리의 김문수 후보가 이 대한민국이 위험한 나라가 되는 것을 막아주실 것을 부탁한다”며 “저도 뒤에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맑은 날도, 비오는 날도, 눈오는 날도 국민과 당원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SNS에서도 “이번 대선에서 저의 도전은 여기까지”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이 더욱 위대하고 아름다운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우리 국민의힘이 진정한 국민의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나 국민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한 후보 탈락은 당심과 ‘역선택 방지조항’을 적용한 여론조사상의 민심이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의 손을 들어준 결과로 평가된다. 한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12·3 불법계엄 선포에 반대하고 탄핵소추에 찬성했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 ‘계엄 반대·탄핵 찬성’ 입장을 앞세워 김 전 장관 등 ‘탄핵 반대파’ 후보들과 경쟁해왔다.
검사 출신인 한 후보는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낼 만큼 윤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혔다. 22대 총선을 앞둔 2023년 12월 법무부 장관직을 사퇴하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정계에 입문했다. 지난해 7~12월 국민의힘 대표로 집권 여당을 이끌면서 윤 전 대통령과 크고 작은 충돌을 빚었다.
12·3 불법계엄 때 원외 여당 대표로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국회의 계엄해제결의안 통과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12월14일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당대표직에서 사실상 쫓겨났다. 이후 잠시 정치적 휴지기를 보내다가 책 출간과 함께 대선 후보에 나설 뜻을 밝혔다. 지난달 10일 국회에서 ‘정치 교체’ ‘세대교체’ ‘시대 교체’를 내걸고 21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후보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과의 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 요구에 대해 “패배주의”라고 거리를 둬 왔다. 김 후보는 상대적으로 적극적 입장을 밝혀와 단일화에 대한 양측의 온도차도 후보 단일화를 바라는 민심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