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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공휴일 사전 공지제 요구 목소리 커져
10월 10일 임시공휴일 지정하면 최장 10일 휴가
2025년 10월 달력.

[서울경제]

매년 반복되는 임시공휴일 지정 논란이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되면서 국민 사이에 ‘사전 공지제’ 도입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막판까지 임시공휴일 지정 여부를 두고 고심하다 임박해 발표하거나, 아예 무산시키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기업과 국민 모두 일정 관리에 큰 혼선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휴일 추가 지정은 단순히 ‘쉬는 날’ 문제를 넘어 기업 조업일수, 수출 일정, 학사운영 등 경제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에 보다 예측 가능한 정책 운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5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로써 5월 1일 근로자의날부터 어린이날(5일), 대체공휴일(6일)까지 이어지는 6일 황금연휴는 사라졌다. 5월 2일 임시공휴일을 기대했던 직장인들과 관광·유통업계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기재부는 “내수 진작 효과가 제한적인데다, 6월 조기대선일 임시공휴일 지정 등 일정을 감안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임박 발표’…계획은커녕 혼란만 키워


문제는 임시공휴일 지정 여부가 늘 ‘깜깜이’ 수준이라는 데 있다. 당장 올해 10월만 해도 10월 10일 임시공휴일 지정 여부가 직장인들의 최대 관심사다. 10월 10일(금) 하루만 임시공휴일로 지정돼도 10월 3일~10월 12일까지 최장 열흘 동안 쉴 수 있다. 하지만 임시공휴일 지정 여부를 대부분 보름 전에 확정되는 만큼 예측 가능성이 떨어져 휴가 일정이나 공장 가동 등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

앞서 지난해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을 당시도 공식 발표는 불과 3주 전에 이뤄졌고, 올해 1월 27일 설 연휴 임시공휴일 역시 직전 국무회의에서 전격 결정됐다. 국민들은 언제 휴일이 생길지 알 수 없고, 기업들은 직원 근무표나 생산일정을 조정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는 셈이다. 대전의 한 중견제조업체 관계자는 “공휴일이 갑자기 생기면 기계 가동 스케줄을 다시 짜야 하고 납기 일정에도 차질이 생긴다”며 “애초에 연초에 지정되기만 해도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제계는 임시공휴일이 ‘돌발 변수’로 작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임시공휴일 지정이 일시적인 소비 증가를 유도할 수는 있으나, 제조업·수출업종에는 조업일수 감소로 인한 실질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비정기 근로자 비중이 높은 업종일수록 근무일수 손실이 고스란히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올해 1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해 휴일 기간 조업일수 감소에 따라 생산도 크게 줄었다. 올 1월 전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2.7% 줄었고 수출 역시 전년 대비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도 ‘예측 불가능’에 지쳐…휴가 계획조차 어려워


정부는 그동안 정치 일정이나 대외변수 등을 이유로 ‘탄력적 결정’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 같은 불확실성은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뿐 아니라 신뢰도도 떨어뜨린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직장인들은 임시공휴일을 갑작스럽게 알게 되는 데 지쳐가고 있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휴가 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회사가 아니라 정부”라는 불만까지 나온다.

서울 종로구의 직장인 이모(32)씨는 “3월부터 국내외 여행지를 알아보다가 혹시 5월 2일이 공휴일이 지정될까 싶어 예약을 미뤘는데, 결국 무산됐다”며 “미리 알려줬다면 항공권이나 숙박 예약도 훨씬 수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씨(30)도 “내수 진작하려면 먼저 국민이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해야지, 매번 갑작스러운 결정은 오히려 소비를 막는다”고 꼬집었다.

서울의 한 여행사 관계자도 본지에 “추가 휴일이 생기면 직장인 입장에서는 반갑지만 정작 준비할 시간이 부족해 효과가 반감된다”며 “정부가 최소 2~3개월 전에는 방침을 확정해야 여행업계를 비롯해 국내 여행을 준비하는 시민들 모두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초 공표 기준 마련하자”…‘사전 예고제’ 필요성 부상


이에 따라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임시공휴일을 사전에 공지하는 ‘예고제’나 ‘정례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공휴일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수년 단위로 미리 고시돼 국민 누구나 연간 휴일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정책 신뢰는 ‘예측 가능성’에서 시작된다. 국민과 기업이 믿고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공휴일 정책, 이제는 뒷북이 아닌 ‘선제 설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책 타이밍’과 ‘효과성’ 두 가지 측면에서 정부의 공휴일 운영 전략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내수진작은 미미, 해외여행만 늘었다”…정책 효과도 의문


하지만 정부도 사전 예고를 하고 싶어도 내부적으로 고심이 크다. 정부가 2~3개월 일찍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게 될 경우 직장인들이 해외로 눈을 돌릴 수 있어 국내소비보다 해외여행 수요가 더 커지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임시공휴일에 임박해서 휴일로 지정할 경우 항공권이나 숙소 예약이 어려운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쪽으로 가지 않겠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거기에다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내수 진작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더 커졌다는 점도 변수다. 정부가 내세운 임시공휴일 지정의 명분은 주로 ‘내수 활성화’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한 비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올해 설 연휴 직후 1월 27일 임시공휴일을 지정했지만, 카드 소비는 줄고 해외여행만 급증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월 내국인 출국자 수는 29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고, 같은 기간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주 대비 34% 감소했다. 내수는 되레 위축된 셈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공휴일 지정이 실제 소비 진작으로 이어졌다는 정량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에서 소비를 즐긴 소비자들이 국내에서는 지갑을 닫으면서 임시공휴일 기간 소비가 도리어 줄어드는 동향도 감지되고 있다. 통계청의 속보성 통계지표인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임시공휴일이 포함된 올 1월 24~31일 신용카드 사용액은 전주 대비 34% 줄었다. 지난해 9월 27일~10월 4일(임시공휴일 10월 1일) 기간과 2023년 9월 29일~10월 6일(임시 공휴일 10월 2일) 사용액도 전주 대비 각각 20.8%, 10.1% 감소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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