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가 3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후보의 승리 비결은 압도적인 ‘당심’이었다. ‘탄핵 반대’로 뭉쳤던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를 원하는 표심을 흡수한 결과였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최종 경선에서 56.53%를 얻어 한 후보(43.47%)를 13.06%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김 후보는 당심과 민심에서 모두 한 후보를 앞섰다. 김 후보는 당원투표 61.25%(24만6천519표)를 얻어 한 후보(38.75%, 15만5천961표)를 22.5%포인트 차이로 크게 앞섰으며, 여론조사도 51.81%를 받아 한 후보(48.19%)보다 앞섰다. 김 후보는 수락연설에서 “이재명은 이미 독재자 아니냐”며 “체제를 부정하는 극단 세력이 나라를 휘젓지 못도록 하겠다. 거짓과 범죄로 국회를 오염시킨 사람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가 당심에서 한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선 데는 ‘한동훈은 안 된다’는 보수진영 내 반탄파의 지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직전인 지난 4월1~3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탄핵 반대가 91%로 찬성(6%)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김 후보가 탄핵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고, 이 점이 지지자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같은 ‘반탄파’였던 홍준표 후보가 4강에서 탈락하자 홍 후보를 돕던 유상범·김대식·김위상·백종원 의원은 곧바로 김 후보 지지 선언을 했고, 이튿날에는 나경원 의원이 김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문수 캠프 관계자는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 가운데 절반 이상이 우리를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가 ‘한덕수 단일화’ 이슈를 선점한 것도 도움이 됐다. 김 후보는 일찌감치 한 전 총리와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김덕수 캠프’라고 불리기도 했다.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를 앞장서 촉구하던 박수영 의원은 캠프의 정책총괄본부장으로 합류했다. 당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김문수·한덕수와 한동훈이 붙는 2대1 구도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했다. 보수 유권자층에서 한 전 총리의 출마를 지지하는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이 표를 오롯이 김 후보가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후보는 마냥 웃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오는 11일 대선 후보 등록 마감 전까지 한 전 총리 단일화라는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한 전 총리가 무소속 출마하면, 반드시 단일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곧바로 한 전 총리와 단일화를 위한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저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세력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면, 어떤 세력과도 강력한 연대를 구축할 것”이라며 “국민과 우리 당원들께서 납득할 수 있는 절차와 방법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공보물 발주 등 선거운동 준비 일정을 고려해 7일 정오를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