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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흥행 1위는 '히트맨2'로 254만 명이 봤다. 1,000만 영화 '파묘'가 나왔던 지난해 봄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바이포엠 스튜디오 제공


“예전에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면 영화인 대부분이 부산으로 가 촬영이 다 중단됐는데…”

얼마 전 만난 한 영화인이 탄식과 함께한 말이다. 부산영화제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최근 한국 영화의 추락에 대한 발언이다. 영화보다 드라마 일을 하는 감독과 배우, 스태프가 많아지다 보니 영화제가 열려도 예전처럼 영화인들이 부산으로 향하기 어렵게 됐다는 뜻이다. 영화라면 몰라도 드라마 촬영을 중단하며 영화제에 쉬 갈 수 없다는 거다.

최근 극장가는 고민에 빠져 있다. 한국 영화 개봉작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서다. 코로나19 공포가 사라지고도 극장 관객이 회복되지 않자 최근 2~3년 사이 한국 영화들에 대한 투자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감염병 대유행 기간 관객과 만나지 못했던 ‘창고 영화’들이 소진되기도 했다. 20년 넘게 한국 영화계 큰손으로 통했던 CJ ENM이 올해 개봉 예고한 영화는 ‘악마가 이사왔다’와 ‘어쩔수가없다’ 단 2편이다. 촬영 중인 영화는 아예 없다. 내년이나 내후년 개봉작이 전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영화진흥위원회 보고서 ‘2024년 한국 영화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는 171편이다. 독립영화 119편이 포함된 수치다. 순제작비(마케팅비 등 개봉 비용 제외) 30억 원 이상 상업영화는 37편에 불과했다. 관객을 극장으로 유인할 영화들이 많지 않았다는 의미다. 수출 역시 크게 줄었다. 지난해 한국 영화 수출금액은 4,192만8,570달러로 2023년보다 32.5% 감소했다.

불황의 늪은 더 깊어질 듯하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개봉 대기 중인 한국 영화는 37편(지난달 10일 기준), 후반작업 중인 영화는 46편, 촬영 중인 작품은 27편이다. 독립영화까지 더해진 숫자다. 앞으로 1년 사이 아무리 많아도 개봉작은 110편에 불과하다. 새 영화들이 줄어든 자리는 재개봉 영화들이 채우고 있다. 백화점 같던 극장들이 중고판매점으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정상적인 시장 상황이라 말할 수 없다.

“한국 영화가 망해가고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지만 영화진흥위원회는 위기 불감증에 빠진 듯하다. 한상준 위원장을 비롯한 직원 12명이 13일 개막하는 제78회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한다고 한다. 유례를 찾기 힘든 대규모다. 한국 장편영화는 올해 칸영화제 공식부문에 단 1편도 초청받지 못 했다.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한국 영화의 밤’ 같은 대형 파티가 있지도 않다. 어려울수록 해외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항변할 수 있다. 한국 영화의 추락이 거론되고 있고, 영화인들이 생활고를 호소하는 시기에 과연 옳은 행보일까.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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