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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손부족 日서 확산하는 '상사 선택제'
부하가 상사 선택, 정기적으로 변경
신입사원 '상사와 안맞아' 퇴직증가
팀장평가·공유, 인사 때 반영하기도
"퇴사 줄었다" VS "인기 투표 변질"
상사 교육·보호 등 육성 시스템 필요
[서울경제]

송주희의 일본톡에서는 외신 속 일본의 이모저모, 국제 이슈의 요모조모를 짚어봅니다. 닮은듯 다른, 그래서 더 궁금한 이웃나라 이야기 시작합니다.




일본의 한 기업은 정기적으로 관리직 상사의 장단점을 평가한 평가표를 작성하고 있다./AI이미지

“이 상사 때문에 더는 못 버티겠다.”
“저 인간만 바뀌면 계속 다니고 싶은데...”
매일 가슴에 사표 품고 다닌다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 쯤 이런 푸념을 해봤을 것 같습니다. 매해 연차가 쌓이면서 ‘어느 부서에 가느냐보다 누구와 일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옛 선배들의 말을 실감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상사와 맞지 않아 고통받는(?) 직장인들에게 눈이 휘둥그레질 뉴스가 있습니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실린 ‘부하가 상사를 선택하는 회사’라는 기사인데요. “팀장님과는 같이 일할 수 없어요. 상사 바꾸겠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회사들이 있다고 합니다. ‘K 직장인들’ 귀가 솔깃할 이야기, 함께 알아볼까요.



저, 상사 바꿀래요




“더는 함께 일할 수 없어요.”
일본의 구조설계회사 ‘사쿠라 구조’의 직원 와타나베 리사(31·여)씨는 4년 전 봄, 자신의 상사인 반장을 바꿨습니다. 기존 반장인 A는 업무 관리가 서투른 와타나베 씨에게 계속해서 새로운 업무를 맡겼었는데요. 설 연휴까지 반납하며 일했지만, 반장으로부터는 어떤 도움도 없었답니다. “회사를 그만둘까”라는 생각까지 했던 와타나베 씨를 멈춰 세운 것은 2020년 도입된 ‘상사 선택 제도’였습니다. 이 회사의 구조설계부문 직원들은 매년 3월, 7명의 반장 중에서 자신이 희망하는 상사를 선택해 이동할 수 있는데요.
와타나베 씨는 새 반장을 선택한 후 안정적으로 업무량을 조절하며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하면서 다른 깨달음도 얻었다고 합니다. “A 반장님은 부하 직원들이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기술적 지식도 폭넓다는 장점이 있어요.” 결국 와타나베씨는 이듬해 다시 이전 반장을 상사로 선택했습니다. 대신 업무량 관리 같은 A의 약점은 다른 선배에게 상담하기로 했죠. A 반장은 후배의 선택에 이렇게 말합니다. “약점을 인정하고, 다른 직원에게 도움을 구할 수 있게 돼 팀 자체가 강해졌습니다.”



‘X'인 상사 평가표까지 있다고요?





최근 일본에서 부하 직원이 상사를 선택해서 근무하는 제도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다./AI이미지

이 회사는 직원들의 상사 선택을 돕기 위해 ‘반장 활용 매뉴얼’까지 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각 반장의 성격과 능력, 부족한 점 등이 정리돼 있는데요. 각 반장의 장단점을 ○, △, × 로 평가한 종합 채점표까지 첨부돼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직장인들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 같은데요. 익명 사이트인 ‘블라인드’ 같은 곳이라면 모를까.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김 팀장은 전문성이 떨어져 △, 감정 조절은 못해 X’ 같은 평가가 공개된다고 생각하니 사실 좀 아찔하네요.

일본 노비텔이 지난해 5월 열린 기업 컨퍼런스에서 지역 매니저를 뽑는 총선거를 진행하고 있다./노비텔

매니저를 뽑는 ‘총선거’도 있다고 합니다. 스트레칭 전문점 ‘닥터 스트레치’를 운영하는 노비텔이라는 회사는 여러 매장을 총괄하는 매니저를 전 직원의 투표로 선출합니다. 업적 평가와 적성 테스트, 경영진 앞 프레젠테이션을 통과한 후보자들이 총선거에서 열의를 어필하고, 전 직원이 1표씩 행사합니다. 꼭 정치인을 뽑는 선거 같은데요. 이 회사 사장은 “상사가 부하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조직에는 파벌과 눈치 보기가 생겨 생산성이 떨어진다”며 “실적과 의욕을 가시화하고, 총선거로 선택된 인재가 상사가 되면 모두가 납득한다”고 말합니다. 회사는 매출액이나 지명 고객 수 등 모든 직원의 실적 데이터도 공개하고 있답니다.



‘상사 뽑기’ 탓 퇴사율 35%라는데




일본 기업들이 이렇게 ‘상사 선택제’를 확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상사 때문에 회사 못 다니겠다’는 직원들이 많아져서입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3월 대학 졸업 신입사원의 입사 3년 내 퇴직률은 34.9%에 달합니다. 원인 중 하나가 일명 ‘상사 가챠’. 일본에서는 좋은 상사든 나쁜 상사든 누구와 일하게 될지 운에 맡기는 현상을 게임의 뽑기에 빗대 ‘상사 가챠’라고 부릅니다. 2024년 일본 한 조사에 따르면 20~60대 남녀 300명 중 80%가 ‘상사 가챠에서 꽝을 뽑은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전직 알선 업체 액시스의 2024년 설문조사에서 81%가 ‘상사 뽑기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액시스


상사 선택제를 둘러싼 일본 기업 내 평가는 엇갈린다./AI이미지

상사 역량 만들어줄 있는 회사 역할 중요



상사 선택제를 보는 시각은 갈립니다. 사쿠라 구조의 경우 “젊은 직원들이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상사의 약점을 보완하게 됐다”며 이 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실제로 회사의 이직률은 2018년 11.3%에서 2023년 0.9%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반면, 리더들에게 과한 중압감을 준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후쿠오카에 있는 금속가공 회사 ‘벨테크네’는 과장급인 팀 리더를 2년마다 직원 투표로 결정하는데요. 2019년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선출된 리더가 부담감으로 직책을 내려놓거나 후보자가 미달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서는 직원의 3분의 1이 제도 폐지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심각한 인력 부족에 직면한 일본에서, 젊은 인재 확보를 위해 이 같은 상사 선택제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벨테크네 사례처럼 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사항이 아직 많은데요. 일본 리크루트웍스연구소는 이 제도가 ‘인기 투표성’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는 ▷경영진이 일정 평가를 받은 인재를 팀장·리더 등 후보자로 올리는 규칙을 명확하게 만들고 ▷선택받지 못한 상사에 대한 캐어(care)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관리직이 되는 것을 후배에게 평가받고, 모욕당하는 ‘벌칙 게임’처럼 만들지 않기 위해 경력 형성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겠죠.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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