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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안녕하세요. 반려동물의 행동문제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치료하는 ‘하이 반려동물 행동 클리닉’의 원장 이우장 수의사입니다. 일단 모든 행동문제가 그렇듯이, 왜 갑자기 변했는지 최대한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행동의학(Behavioral Medicine)에서는 ‘황금 규칙’이 있습니다.

중년 이상의 반려동물에서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가 있을 때는 우선 수의학적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고양이에서도 기본적인 사회성 문제가 조금씩 보이기도 하고 평소 상호작용하는 주변인들과 소통 문제도 파악할 필요가 있지만, 우선 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 이를 해소하지 않는 상태에서는 행동 문제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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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중년 이상의 반려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병에는 구내염 등 치아 문제, 관절염 등 통증 문제, 신부전, 그리고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같은 호르몬성 질환 등이 포함됩니다. 따라서 우리 아이에 대한 건강검진을 최근 3개월 이내 검진한 적이 없거나, 행동 변화가 발생한 뒤로 검진한 적이 없다면, 갑상선 호르몬을 포함한 전반적인 검진이 권장됩니다.

보호자님 말씀처럼 밥을 잘 먹는다고 해서 무조건 건강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아픈 모습을 잘 숨기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당뇨나 갑상선항진증과 같은 호르몬성 질환, 소화기 문제라면 오히려 식욕이 오를 수도 있답니다. 보호자분들은 왜 행동 변화를 보고 건강 문제를 의심하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사람도 통증이 있거나, 피부병 등 가려움증이 지속되거나,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평소보다 더 예민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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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종합검진 시, 문제가 없다면 이제 안심하고 행동학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다시 사연으로 돌아가 보면, 약 2년간 사무실에 출퇴근을 해왔기에 환경 변화에는 이미 적응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보호자님은 처음엔 사회성이 좋지 않고 무는 버릇이 있었지만 교육해서 없어졌다고 하셨는데요.
어떤 상황에서 고양이가 사람들 손을 물었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교육을 여러 번 해서 이 행동이 사라진 건지 궁금합니다.
만약 잘못된 방법으로 교육을 반복했다면, 예를 들어 무는 행동을 오직 혼내는 방식으로 ‘훈육’했다면 그 행동이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잘못된 소통 방식으로 인해 오히려 사람과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관계가 나빠졌을 수 있어서 이 부분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보호자님의 반려묘는 하악질과 같은 방어적 공격성 행동과 코를 비비거나 다가오는 친화성 행동이 섞여서 반복되어 나타납니다. 이는 건강상 문제가 아니라면, 전반적으로 감정이 섞여 있는 갈등을 겪는 모습입니다. 갈등은 결국 좋은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의 두 가지 감정이 충돌하고 있다는 의미인데요. 상호작용을 하고 싶으면서도 나에게 해가 되거나 불편함을 줄 것으로 걱정되기 때문에 하악질과 같은 경고를 동시에 보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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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면 갈등은 줄이는 것이 좋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고양이가 생활하는 현재 사무실 공간이 적합한지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사무실에는 많지는 않아도 4명의 사람과 접촉이 주기적으로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때마다 갈등과 친화 행동이 반복되는 양상입니다. 일단 사무실 내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 하악질을 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는 한편, 이동장에 넣어야 한다거나, 빗질을 하는 등 고양이가 싫어하는 행동을 유도할 때는 츄르와 같은 최애 간식을 활용하세요.

평소에 고양이가 원할 때마다 보상을 주고 있으면, 실제로 고양이가 싫어하는 행동을 해야 할 때 보상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죠. 반면에 하악질을 하고 있을 때 오히려 혼을 낸다면, 고양이 입장에선 소통이 안 되고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이기 때문에 비명을 지르거나, 때리려고 하거나 다음번에 상호작용할 때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해 갈등을 겪게 되는 겁니다. 가능하면 보호자께서 고양이와 상호작용할 때는 터치와 같은 코인사를 가르치고 이를 응하면 상호작용을 시작하되, 응하지 않으면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규칙을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이를 통해 길막을 하거나 책상 위에서 움직이지 않는 상태일 때는 코 인사를 통해 갈등 없이 다른 쪽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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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반적으로 하악질은 ‘저리가’라는 신호이지만, 만약 반복적으로 하악질을 할 때마다 칭찬과 보상을 주었다면, 마치 하악질을 통해 간식이나 관심을 갈구하는 행동으로 변질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라면, 사실 몸짓은 모두 편해 보이는 상태에서 하악질만 하는 상태로 보일 것이고, 원하는 것을 줬을 때는 멈출 수 있습니다. 다만 하악질이 요구성 행동으로 학습된 경우 하악질을 할 때는 사라져 보고, 사라진다면 보호자를 따라올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요구성 행동보다는 갈등으로 일어난 부정적인 소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고양이가 집 환경에서도 잘 지내는 편이고, 환경 풍부화를 통해 창문 밖을 볼 수 있는 캣타워, 선호하는 스크래처, 물그릇, 쉬는 장소 등이 충분히 마련되고 보호자와의 상호작용에도 집에서는 큰 트러블이 없다면, 당분간 집에서 지내는 것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실제로 사무실에서 생활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았던 작은 트러블이나 스트레스가 사무실에서 그동안 쌓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집이든 사무실이든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서 고양이가 주로 쉬는 공간에는 페로몬 요법을 사용해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번 사연을 통해 사무실에서 생활하는 고양이가 갑자기 예민하게 변한 내용을 다뤄보았는데요. 사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가 있기에, 건강상 문제를 먼저 반드시 세밀하게 체크했으면 합니다. 건강상 문제가 만약 확인되어 해소되었더라도, 그동안 부정적인 경험들로 인해 행동 문제는 지속될 수 있는데요. 이 부분은 환경 개선과 일관성 있는 소통으로 다시 개선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부디 사연자님과 고양이가 더 이상 문제없이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이우장 하이 반려동물 행동클리닉 대표원장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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