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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러시아 행보 트럼프, 나토 탈퇴 위협
EU, 5년내 1300조원 투입해 전력 강화

폴란드군이 운용 중인 현대로템의 K2 블랙팬서(Black Panther) 전차. /폴란드 국방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세계 경찰’ 역할을 중단할 조짐을 보이고 곳곳에서 안보 위협이 고조되면서 전 세계에서 군비 증강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으로 무장한 첨단 방위 산업 기술은 전장의 판도를 바꿔놨다. 격변하는 세계 방산 지형도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유럽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무장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이며 대서양 군사동맹인 나토(NATO·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북대서양조약기구) 탈퇴까지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의존했던 유럽 대륙의 안보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유럽 국가들은 군비 증강을 서두르고 있다.

유럽연합(EU·European Union)은 2030년까지 8000억유로(약 1300조원)를 투입해 방위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담은 ‘유럽 재무장 계획·대비 태세 2030(ReArm Europe Plan/Readiness 2030)’을 지난 3월 발표했다. 국방 분야 투자를 늘리고 EU 방위 산업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지속되는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대응하고 기반이 약해진 유럽 방위 산업을 재건해 미국산 무기 의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EU는 8000억유로 중 6500억유로(약 1057조원)는 27개 회원국이 개별적으로 마련하도록 했다. 나머지 1500억유로(약 243조원)는 EU 집행위원회가 자금을 조성해 회원국에 무기 구매 용도로 대출해줄 예정이다. 대출 조건은 구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최소 두 개 국가가 공동으로 무기를 구입하고 EU나 우크라이나 등 지정 지역에서 설립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스웨덴 사브(SABB)의 전투기 그리펜 E(Gripen E). /사브 제공

‘유럽산 구매(Buy European)’ 조건도 붙는다. 완제품 비용의 65%에 해당하는 부품이 EU나 우크라이나산이어야 한다. 프랑스 등 방산업이 강한 회원국의 입김이 들어간 조항이다.

다만 한국을 포함해 EU와 안보방위파트너십(Security and Defence Partnerships)을 맺은 비(非)EU 국가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놨다. 한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방산·해양 안보 등 15개 안보 방위 분야에서 협력하는 내용의 한·EU 안보방위파트너십 합의 문서를 채택했다.

한 국내 방산업체 관계자는 “파트너십 국가에 예외를 준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EU 자금으로는 ‘메이드 인 EU(Made in EU)’ 제품을 사라는 정책이기 때문에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각국은 EU의 공동 대응과 별개로 개별적으로도 방위비 증액을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이 각국 GDP의 최소 2%를 국방비로 지출해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하지 않으면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회원국 한 곳이 공격받으면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집단 대응한다는 원칙)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해 안보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EU 27개 회원국 중 오스트리아, 키프로스, 아일랜드, 몰타를 제외한 23국이 나토 회원국(총 32국)이다. 미국이 나토 방위비 지출의 3분의 2를 부담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에 대한 불만이 크다.

독일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30년 넘게 국방비를 GDP의 2% 미만으로 제한하며 군축 기조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나토 기준인 2%를 넘었다. 독일 의회는 지난 3월 국방비는 연간 신규 부채가 GDP의 0.35%를 넘지 않도록 하는 일명 부채 브레이크 규정의 적용을 사실상 받지 않도록 법도 개정했다. 독일은 5000억유로(약 815조원) 규모의 펀드도 만들어 방위 인프라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프랑스·스웨덴·덴마크·스페인·크로아티아도 방위비 증액을 결정했고 징병제를 재도입했거나 부활을 검토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동맹국 보호를 위해 미국의 핵우산을 프랑스의 핵우산으로 대체할 의향을 밝혔다.

유럽 군비 지출 증가로 유럽 방산 기업들은 날개를 달았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Stockholm International Peace Research Institute) 집계에 따르면 2023년 세계 무기 매출 100대 방산 기업 중 유럽 기업은 27곳에 달했다. 이 중 독일군의 레오파르트 전차 등을 만드는 독일 최대 방산 기업 라인메탈(Rheinmetall)은 지난해 연매출이 97억5100만유로(약 16조원)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유럽의 자주국방은 한국 방산 기업들엔 기회이자 위기이다. 유럽은 한국산 무기를 대거 사들이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국내 방산 기업의 핵심 수출지로 부상했다.

유럽 국가들이 파트너국인 한국산 무기 구매를 늘린다면 더 큰 시장이 열리지만, 유럽산 구매 장벽을 높인다면 시장이 닫힐 수도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유럽 내 생산 시설을 구축하며 생산 현지화로 대응하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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