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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해서웨이 3일 연례 주주총회
사상 최대 규모로 쌓인 현금 비중
버핏 투자 방향·트럼프 평가 주목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14년 5월 3일(현지시간)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 박람회장에서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가치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 회장의 미국 투자사 버크셔해서웨이가 3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연례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에서 거시경제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또 사상 최대 규모로 현금을 쌓아두고 주식 비중을 줄인 배경을 설명하고 투자 방향을 제시할지가 주목된다.

트럼프 2기에서 버크셔 첫 주주총회

버핏 회장은 그동안 정치적 발언을 아껴왔지만 트럼프 2기에서는 관세 정책의 영향을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지난 3월 CBS뉴스 인터뷰에서 “관세는 일정 부분에서 전쟁 행위”라며 “시간이 지나면 관세는 상품에 매기는 세금이 된다. 경제에서는 항상 ‘이후에는 어떻게 될까’ 하는 점에 대한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이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관세 정책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다. 앞서 트럼프 집권 1기 때도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상호관세를 발표했다가 90일 유예했고, 이 과정에서 뉴욕증시와 국채 시장에 급등락이 나타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4% 넘게 급락하고 당시 세계 시가총액 1위였던 애플 주가도 9% 넘게 폭락했던 트럼프의 상호관세 발표 당일에도 버크셔 주식은 1.4% 하락으로 선방해 버핏 회장의 위상을 재확인했다.

버핏 회장은 CBS뉴스 인터뷰에서 ‘경제 상황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세상에서 가장 흥미 있는 주제라고 생각하지만 말하지 않겠다. 정말 알 수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여러 질문을 받고 토론도 하는 이날 주총에서는 경제에 대한 평가나 거시적 전망을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과 찰리 멍거(오른쪽) 부회장이 2019년 5월 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연례 주주총회 기간 중 진행된 쇼핑데이 행사에 카트를 타고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시간이 부족한 ‘투자의 달인’… 후계자는?

만 95세로 고령인 버핏 회장에게 매년 5월 열리는 연례 주총은 주주와 만나는 희소성 높은 자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는 이미 2021년 그레그 아벨 버크셔 비보험 부문 부회장을 후계자로 지목한 상태다. ‘단짝’으로 불렸던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은 2023년 11월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버핏 회장은 지난해 11월 주주 서한에서 유언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유언장에 서명하기 전에 자녀가 읽어보게 하라”며 “나는 수년간 세 자녀 모두의 질문과 의견을 들었고, 종종 제안을 받아들였다. 아버지도 나에게 똑같이 했다”며 “몇 년에 한 번씩 유언장을 바꿨다. 대체로 사소한 것만 바꿨고 내용을 단순하게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찰리(멍거)와 나는 사후 유언장을 놓고 수혜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화를 내며 멀어지는 가족들을 많이 봤다”며 “사망 전에 자녀들과 논의된 부모의 유언장이 가족을 더 가깝게 만든 사례들을 봤다. 이보다 더 만족스러운 일이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의 유언 언급은 자신의 부재 상황을 준비하는 정황으로 해석됐다. 주주 서한을 발송하기 직전에는 11억5000만 달러(약 1조600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사별한 아내의 이름으로 설립된 수전 톰슨 버핏 재단과 세 자녀가 운영하는 재단 3곳에 각각 기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지난해 11월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쓰고 거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금융주 비중 축소, S&P 추종 ETF는 전량 매도

버핏 회장의 최근 투자 방향에서 주목되는 것은 현금성 자산을 3340억 달러(약 467조원)로 사상 최대 규모로 늘린 점에 있다.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나 씨티그룹 같은 금융주 지분을 줄이면서 현금 비중을 늘려나갔다.

버크셔가 지난 2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지난해 4분기 기준 주식 보유 현황 자료(13F)를 보면 가장 많은 28.08%의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은 애플(3억주)이다. 이어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16.82%,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1.17%로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두 자릿수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버크셔는 뱅크오브아메리카를 한 분기 만에 1억1750만주나 매각해 기존 보유량에서 14.72%나 덜어냈다. 씨티그룹의 경우 4060만주를 팔아 직전 분기 대비 보유량을 73.5%나 줄였다.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씨티그룹의 비중은 0.39%에 불과하다.

남미계 핀테크 기업 누홀딩스는 53.52%, 미국 미디어 기업 차터커뮤니케이션스의 경우 29.42%를 직전 분기 대비 주식 보유량을 줄여 버크셔의 지난해 4분기 매도 종목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버크셔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뉴욕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SPDR S&P500(티커 SPY)’과 ‘뱅가드그룹 S&P500(VOO)’을 전량 매도한 점에 있다. 이로 인해 버핏 회장이 트럼프 집권 2기 초반 뉴욕증시의 하락을 예측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버크셔는 지난해 2분기 새롭게 담아 주목을 받았던 미국 화장품 유통 체인 울타뷰티의 잔여 주식도 지난해 4분기 전량 매도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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