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계지역학회·안보전략연 '인지전 안보위협' 세미나
"평창올림픽 개막식날 해킹 사태는 러시아軍 소행" (CG)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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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최근 북한과 '동맹' 관계를 과시하고 있는 러시아가 여론조작 등 인지전(認知戰)을 수단으로 한반도에 개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장욱 한국국방연구원 신흥안보실장은 2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과 한국세계지역학회가 로카우스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인지전 안보위협과 트럼프 2기 대중 전략' 공동세미나에서 "최근의 안보정세와 그동안 드러난 러시아의 인지전 수행능력으로 볼 때 인지전이 러시아의 유력한 한반도 개입 수단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인지전(cognitive warfare)이란 상대 국가의 지도부나 대중에게 잘못된 인식을 조장해 비합리적 결정이나 전략적 실수를 유도해 승리를 얻는 전쟁 수행방식을 뜻한다.
이 실장은 "(러시아의 인지전이) 한반도 긴장 고조 때뿐만 아니라 평시에도 북·러에 우호적 여론 조성, 한미동맹 이견 확대, 국내 정치 개입 등 공격적인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최근 2년간 독일·프랑스 선거에 개입하려는 러시아의 시도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해 북러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 후에는 친(親)러시아 해커 집단의 공격 사례도 있었다고 이 실장은 지적했다.
작년 10∼11월 친러 해커 집단인 '사이버 드래곤'이 한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이유로 한국 정부기관과 법원을 상대로 한 공격을 펼쳤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이를 '한국작전(#OpSouthKorea)'으로 명명하고 해커를 모집하기도 했다.
이 실장은 "향후 위협을 고려할 때 러시아 인지전 수행 전담 부서인 인터넷리서치에이전시(IRA), 정보기술(IT) 기업 소셜디자인에이전시(SDA) 같은 기관·기업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친러 해커집단의 한반도 내 활동에 주의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중국의 인지전 전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중국은 직접적인 무력 충돌 대신 심리적 분열과 여론 정보전 같은 하이브리드전을 선호한다"며 "중국이 미국과 동맹국 간 분열을 조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두진호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과 러시아의 대한반도 인지전 위협이 진화하고 있다"며 "중·러의 인지전을 객관적이고 전문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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