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묘지 참배 못 하고 '민주의 문 ' 앞에서 고개 숙이고 돌아서
총리 시절 방문한 광주 시장 식당 찾아 민생 행보


5·18묘역 참배길 막힌 한덕수 전 총리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한덕수 전 총리가 광주비상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에게 가로막혀 있다. 2025.5.2 [email protected]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정다움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뒤 2일 광주를 찾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시민 단체의 반발로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지 못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35분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 도착해 지지자 100여명의 연호를 받으며 민주묘지로 향했다.

그러나 민주묘지로 들어가는 초입인 '민주의 문' 앞에서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와 5·18 묘지 참배를 비판하는 시민단체 '내란청산·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과 '오월정신지키기범시도민대책위' 관계자들에게 가로막혔다.

한 전 총리가 도착하기 2시간여 전부터 민주묘지에 모인 이들 단체는 "내란 동조 세력 한덕수는 물러가라", "5·18 참배 자격 없다"고 연신 외쳤고, 민주의 문으로 다가오는 한 전 총리를 경호하는 인력과 밀고 당기며 경미한 몸싸움을 벌였다.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인 채 10여분간 민주묘지로 들어가지 못한 한 전 총리는 헌화·분향 대신 민주의 문 앞에서 고개를 숙이며 참배를 대신했다.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호소하는 한덕수 전 총리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기자 = 2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한덕수 전 총리가 광주비상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반발에 가로 막히자 "저도 호남 사람"이라며 참배를 호소하고 있다. 2025.5.2 [email protected]


묵념을 마친 후에도 시민 단체의 고성이 오가는 반발이 사그라지지 않자 한 전 총리는 제자리에 서서 참배를 한목소리로 반대하는 시민 단체를 아쉬운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결국 발걸음을 돌린 한 전 총리는 "여러분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여러 차례 외쳤으나 지지자·시민단체의 고성에 묻혔고, 이어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우리는 통합돼야 하며 서로를 사랑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이어 타고 온 버스로 향하는 길에서는 자신을 보러 온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고마움을 표했고, 재차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서로 미워하면 안됩니다. 우리 5·18의 그 아픔을 호남 사람들은 다 잘 알고 있습니다"고 전했다.

"다시 참배할 의향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5·18 민주묘지를 떠났다.

이후 한 전 총리는 총리 시절 지난달 방문했던 식당을 다시 찾아 쪽방촌에 이은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광주 동구 대인시장에 있는 '해 뜨는 식당' 업주에게 짧은 인사말을 건넸고, 캠프 관계자·지지자들 동석 없이 비공개로 이야기를 나눴다.

식당을 벗어난 뒤에는 튀김 판매점을 들러 튀김을 직접 사 먹었고, 환호하는 일부 상인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광주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 전 총리의 선거 캠프는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신 영령께 애도의 뜻을 전하고자 했다"며 "하지만 현장에서 일부 시민 단체의 격렬한 반대로 인해 참배가 무산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후보는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에게 안타까움을 느끼고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그때의 아픔을 잊지 않고,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는 각오를 다지는 의미에서 '민주의 문'은 활짝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493 기억을 잃은 자리···존재가 남다[오마주] 랭크뉴스 2025.05.03
47492 총리의 대권 도전 잔혹사…한덕수는 다를까 랭크뉴스 2025.05.03
47491 후보 선출 오늘인데‥정작 관심은 '다른 곳'에 랭크뉴스 2025.05.03
47490 토스, 쿠팡 1000억 퇴짜놨다…치과의사 이승건 ‘미친 베팅’ 랭크뉴스 2025.05.03
47489 배당된 날 첫 재판일 지정‥이번에도 '초고속' 랭크뉴스 2025.05.03
47488 트럼프 취임 후 ‘뚝뚝’ 떨어지는 서학개미 수익률 랭크뉴스 2025.05.03
47487 한국서 확 늘어난 피부암…얼굴에 '이런 점' 생기면 의심하세요 랭크뉴스 2025.05.03
47486 연휴 앞두고 SKT 유심 교체 수요 몰리나…로밍 이용자들도 걱정 ‘한가득’ 랭크뉴스 2025.05.03
47485 우리 집 주인은 모건스탠리?… 치솟는 월세에 韓 임대시장 찾는 글로벌 큰손들 랭크뉴스 2025.05.03
47484 대통령에 국무총리, 장관 역할까지... '대대대행' 이주호의 가시밭길 한 달은 랭크뉴스 2025.05.03
47483 [시승기] 제로백 4초에 다양한 편의사양… 제네시스 전기차 ‘GV60’ 랭크뉴스 2025.05.03
47482 출마 첫날 ‘통합과 동행’ 취지 무색···한덕수, 광주서 “내란 주범, 돌아가라” 문전박대 랭크뉴스 2025.05.03
47481 순창의 빨간 맛, 변했다…가볍게, 힙하게…순창 고추장 변신은 무죄 랭크뉴스 2025.05.03
47480 [김지수의 인터스텔라] 에드워드 리가 사는 법 “나는 압박감 없이 일한다” 랭크뉴스 2025.05.03
47479 동업하던 아들 업무 소홀 지적한 아빠…되돌아온 비아냥에 '욱' 랭크뉴스 2025.05.03
47478 기약없는 예식장 대기, 수백만원 산후조리원…기부채납으로 해결할까[집슐랭] 랭크뉴스 2025.05.03
47477 윤석열 처가 운영 요양원 가보니 찬바람만... 위생 문제 일부 지적 랭크뉴스 2025.05.03
47476 배낭 속 로망 풀어놓을 섬에 멈춰 섬…캠핑의 정점, 섬 백패킹 랭크뉴스 2025.05.03
47475 여, 진정한 블랙코미디를 국민의힘 경선 토론에서 배우라[위근우의 리플레이] 랭크뉴스 2025.05.03
47474 [격변의 방산]② 美 의존했던 유럽 “자체 무기로 자주국방” 랭크뉴스 202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