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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선 출사표 1호 공약 '바로 개헌'
계엄·탄핵 책임론 의식 "3년 차 하야"
"심판이 선수로 뛰냐" 출마 논란 여전
호남 5·18 민주 묘지 찾았다 시민 반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오월 영령을 향한 참배에 나서던 중 참배를 반대하는 광주시민들에 가로막혀 돌아서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3년 대통령'을 내걸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집권하면 임기 초반부터 분권형 개헌을 완수하고, 임기 3년 차에 퇴임해 2028년부터 총선과 대선을 동시에 치르겠다는 것이다. 본인을 개헌의 불쏘시개로 삼아 다음 시대를 여는 디딤돌로 삼아 달라는 취지다. 거국내각을 띄워 통합에 기여하고, 글로벌 통상 위기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장한 출사표를 던졌지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당장 국정 운영 책임을 방치하고, 심판이 선수로 뛰는 게 맞느냐는 여론의 따가운 눈초리는 한 전 총리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애당초 12·3 불법 계엄으로 파면당한 윤석열 정부의 2인자가 출마하는 게 온당하냐는 자격 논란도 여전하다. 국민의힘과 단일화 협상 주도권 다툼부터 본선 무대의 혹독한 검증까지 '정치인 한덕수'가 피할 수 없는 과제들이 산적하다.

한덕수 1호 공약은 '바로 개헌'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박시몬 기자


이날 국회에서 대선 출사표를 던진 한 전 총리의 1호 공약은 집권 후 '바로 개헌'이었다. 임기 첫날 대통령 직속으로 개헌 지원 기구를 만들어 취임 2년 차에 개헌을 마친 뒤, 3년 차엔 총선과 대선을 치르고 곧바로 직을 내려놓는다는 구상이다. 한 전 총리는 "3년 안에 모든 걸 이룰 수 있다면 그 안이라도 기꺼이 하야하겠다"고 진정성을 호소했다.

임기 단축 개헌을 꺼내든 건, 윤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과 선 긋기를 노리는 차원으로 보인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힘을 빼는 조치로 불법 계엄에 대한 반대 입장을 피력한다면 탄핵 찬성 여론이 높은 중도층 표심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개헌에 소극적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려는 의도도 있다. 한 전 총리는 "권력을 목표로 살아온 정치인은 개헌을 완수할 수 없다"고 이 후보를 겨냥했다. 개헌을 고리로 이른바 반명 빅텐트를 만들어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어 보인다. 당장 "개헌에 찬성한다면 어느 누구라도 통합해나가도록 하겠다"고 거국통합 내각 구상도 띄웠다.

한 전 총리는 자신의 외교통상 관련 이력을 읊으며 "이 일을 가장 오래 해오고, 가장 잘할 사람"이라며 글로벌 통상 위기를 극복할 '해결사' 면모도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새 정부는 '한덕수 정부'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모든 사람의 정부', '여러분의 정부'"라고 강조했다.

풀어야 할 논란도 첩첩산중



그러나 '정치인 한덕수'의 데뷔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당장 불법 계엄과 탄핵 책임론 앞에서 진땀을 뺐다. '탄핵당한 정부의 총리가 출마하는 게 부적절하지 않냐'는 질문에 "국민들 충격에 저도 여러 번 송구스럽단 말씀을 반복했다"며 "헌법재판소의 여러 중요한 결정을 존중하며 미래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에둘러 답을 피했다. 불법 계엄 해제를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비판에는 "계엄 직후부터 일관되게 국무회의에 절차적, 실체적 흠결이 있다고 증언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와 혹독한 검증도 견뎌내야 한다. 당장 민주당은 한 전 총리가 대선 출마설에 대한 명료한 입장 표명 없이 군과 종교 시설 등 전국을 돌며 광폭 행보를 이어온 것과 관련 "관권선거"라고 비판하며 벼르고 있다. 대미 통상 협상 뒷거래 의혹 등 대권 도전을 위해 국정을 활용하고 방치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힘든 지점이다. 국민의힘 단일화 논의에서도 '무임승차' 공정성 시비까지 불거지면 협상 주도권에서 밀릴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앞으로 1주간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극복하고 출마 정당성을 설득하지 못하면, 의외로 금방 힘이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첫날 쪽방촌 들른 뒤 호남 '봉변'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광주시 국립5.18민주묘역에 참배하려다 시민단체 반발로 입장이 막히자 "나도 호남 사람입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뉴스1


출마 첫날부터 험난했다. 한 전 총리는 출마 선언 직후 첫 공개 일정으로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찬하며 서울시의 '약자 동행' 정책 등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오후엔 '호남 출신 보수 대권 주자'라는 특성과 통합을 강조하려는 듯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지만 "내란 세력은 당장 광주를 떠나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시민들에 가로막혔다. 한 전 총리는 두 손을 입 앞으로 모은 채 "여러분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미워하면 안 됩니다"라고 반복해 외쳤지만, 시민들이 물러서지 않으면서 참배는커녕 입구에 들어서지도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 한 전 총리는 3일엔 정대철 헌정회장을 예방할 계획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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