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연수원 동기 강금실 “조희대 선거 개입”
조희대 대법원장이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에 참석, 입술을 다물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1호 헌법연구관’인 이석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2일 전날 대법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것과 관련해 “마치 12·3 쿠데타가 성공한 상황에서 판결이 이뤄진 것처럼 어제 착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1차 선대위회의에서 “어제 대법원 판결은 정치 영역에서 정치인들의 표현의 자유를 일반인보다 좁게 해석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자율적 판단에 제한을 가한 판결”이라며 “정치를 극도로 혐오했던 유신 5공 시대로 되돌려 놓는 퇴행적인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 판결의 기저에서는 뿌리 깊은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사이에 파워게임이 있다”며 “저는 헌법재판소 출범 때부터 있어서 너무 잘 안다. 서로 경쟁심이나 시기심이 굉장했고, 요새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그런 과정에서 헌재가 그야말로 전원일치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관련한) 위헌 판단을 하면서 세계에서 각광을 받게 되자 대법관들로서는 다는 아니지만 (다수가) 참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그래서 나름대로 자존심을 찾고 그렇지 않아도 사법 소극주의에 빠져서 과거 시대로 돌려놓은 판단에 익숙해졌던 대법관들이 어제와 같은 퇴행적이고 헌정사 시곗바늘을 30∼40년 전으로 돌려놓는 판결을 했다”고 했다.
그는 또한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을 살해하고 내란 목적 살해혐의로 기소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도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는 데 113일 걸렸다는 점을 거론하며 “당시 계엄 하에서도 더구나 내란목적살인으로 기소된 사람에 대해서도 대법원이 100일 넘게 심리를 진행했다”며 “어제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 이후부터 36일 걸렸다. 그리고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날로부터는 9일이다. 이건 상식적으로도 이해 안 가는 정치판결”이라 했다. 이어 “이게 과연 정상적 사고방식을 갖는 사람들의 행태인가”라고 대법관들을 규탄했다.
조희대 대법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강금실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도 “조희대 대법원장은 적극적으로 선거에 개입해서 영향을 주려고 한다”며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쳐서 그 결과 한덕수 전 총리와 국민의힘이 다시 집권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겠느냐”고 했다. 이어 “윤석열을 사면하거나 무죄 판결하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게 추단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됐다”며 “내란 종식을 위한 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도 대법원장이 쥐고 흔들겠다는 것”이라고 규탄했다.
강 위원장은 이어 “오후 3시에 이재명 후보에 대한 판결을 생중계하고, 오후 4시에 한덕수 총리가 사퇴하는 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냐”며 “국민을 바보로 아는 국민 주권에 대한 모독이고, 이 나라는 국민의 나라가 아니라 저들의 나라가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법원의)이 판결은 이재명 후보의 출마, 당선, 직무 수행에 아무런 법적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항소심 판사님들께 간청 드린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정치에 편승하지 마시길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윤여준 총괄선대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강금실, 윤여준, 박찬대, 정은경 총괄선대위원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