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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떠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사퇴 대국민 담화의 절반가량을 할애해 강조한 건 한국의 어려운 대외 여건과 협치의 필요성이다. ‘통상 전문가’ 이미지를 앞세워 ‘난국을 해결할 대통령 적임자가 나’라는 주장을 에둘러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다음 대통령 선출까지 고작 33일을 남기고 권한대행이 사퇴하면 또다시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폭돼 대내외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는 점은 설명하지도 사과하지도 않았다. 파면된 윤석열 정부의 유일한 총리이자, 12·3 내란에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6·3 대선에 출마할 명분이 없다는 빗발치는 지적에도 눈을 감았다.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여 ‘협치’의 색으로 여겨지는 보라색 넥타이 차림으로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한 한 전 총리는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이제까지 없던 거대한 도전과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은 수출로 일어선 나라인데, 전세계 통상질서가 급변하고 있다”는 둥 6분가량의 담화에서 어려운 통상·경제·외교 여건만 줄줄이 나열했다. 하지만 왜 자신이 중립적 대선 관리와 대미 관세 전쟁 대응이라는 ‘마지막 소임’을 내던지고 대선 후보로 뛰어들려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든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뿐”이라면서도, 도합 52일의 권한대행 기간 동안 국회가 통과시킨 법안 8개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과오’는 반성하지 않았다.

담화 발표 뒤 한 전 총리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떴다. 내란 혐의 피의자로서 대선 출마 자격이 있는지, 사퇴 전날까지도 대미 관세 협상을 활용해 관권 선거운동을 벌인 게 아닌지 등 민감한 질문에 답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 전 총리의 임기는 2일 0시부로 종료됐다. 국무총리실 총무기획관실이 인사혁신처에 한 전 총리 사직 관련 서류를 보내고, 인사처가 한 전 총리에게 재가를 요청하면 그가 결재하는 ‘셀프 사직’이다.

한 전 총리는 2일 대선 출마 선언 뒤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 차린 캠프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후보 선출 경선이 진행 중인 터라, 아직 국민의힘 의원들 가운데 공개적인 한 전 총리 지지나 캠프 합류 선언은 나오지 않았다. 3일 김문수·한동훈 후보 가운데 한명이 확정되면, 그에 따라 움직일 의원들이 나올 수 있다. ‘한덕수 출마설’을 띄워온 성일종·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등은 물밑에서 단일화 문제를 조율 중으로 알려졌다. 보수정당 최초 호남 출신 당대표였던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캠프에 합류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노욕의 끝은 멸망이 될 것”이라며 “한 권한대행이 오늘 할 일은 근엄한 출마 선언이 아니라 무릎 꿇은 석고대죄다. ‘을사먹튀’ 한덕수를 긴급 구속수사하고 총리실을 즉각 압수수색하라”고 촉구했다. 한 전 총리 출마에 부정적인 한동훈 후보 쪽 배현진 의원은 “이재명(후보 공직선거법 혐의 사건) 유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이재명을 막기 위해 한덕수라도 차출하자는 주장이 무색해졌다”며 “윤석열 실패에 대한 마지막 정돈에 소임을 다해야 할 정부 최고 책임자가 갑자기 선수로 나선다는 것은 국민 누가 보아도 어색하고 염치없는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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