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긴급 의총 후 최상목 탄핵 추진
심우정 검찰총장도 탄핵소추안 발의
경제사령탑 상실… ‘국정 파행’ 불가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이어 국정을 총괄할 예정이었던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밤 사퇴했다. 민주당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고, 이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려 하자 선제적으로 사표를 낸 것이다.
이날 오후 대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반작용으로 민주당이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 소추를 밀어붙였고, 결국 사퇴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총리와 최 부총리의 연쇄 사임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은 차기 의전서열인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맡게 된다.
민주당의 탄핵 폭주로 국정 리더십 공백이 커지게 됐다. 트럼프 발 통상 압박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한국 경제를 관리할 경제사령탑을 잃었다. 이주호 부총리의 국정 총괄을 교육부가 실무적으로 보좌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법 판결 후 의총 열더니, 돌연 ‘최상목 탄핵소추’
민주당은 이날 오후 대법원이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 판결을 내리자, 긴급 의총을 개최했다. 의총에선 대법원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대법원 파기환송을 엮어 “사법 쿠데타를 진압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선 ‘전면전’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수석최고위원의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없었다고 한다.
지난 2월 최 부총리 탄핵안을 놓고 ‘줄탄핵 역풍’을 걱정하던 것과 달라진 분위기다. 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로 탄핵소추된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최 부총리가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마은혁 후보자를 제외하고 2인만 임명한 것에 대해 “위헌”이라며 “즉각 탄핵소추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재에서 기각되는 등 단독 처리했던 탄핵안이 계속 무산되면서 ‘탄핵 남발 정당’이라는 오명을 샀다. 이후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안 추진도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그러나 이날 이재명 후보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당내 기류가 급변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 부총리 뿐만 아니라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내란 관련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게 탄핵 소추 사유였다.
탄핵소추 본회의 상정되자, 崔 사의 표명… 한덕수가 수리
최 부총리는 이날 본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기 위한 ‘의사일정 변경안’이 상정되자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기재부는 “최상목 부총리는 22:28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시점은 이날 본회의에서 추경안이 통과된 뒤 “추경안과 11건의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심의·의결해 주신 데 대해 정부를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정부는 추경 예산의 신속하고 차질없는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다.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한 직후였다.
최 부총리가 제출한 사표는 이날 10시 42분쯤 처리가 됐다. 사표 수리는 이날 오후 사임 의사를 밝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했다. 한 대행의 직무는 이날 자정까지 유지된다. 최 부총리는 사퇴와 관련해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돼 사퇴하게 된 점을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의 사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탄핵 표결이 진행되는 도중에 수리됐다. 이에 따라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은 대상자가 없어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탄핵 대상자가 사라져 투표를 중단한다”며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탄핵소추 의결서가 헌재에 송달되기 전에는 당사자가 자진 사퇴하거나 임명권자가 해임하는 게 가능하다. 만약 사퇴를 하지 않고 탄핵 소추가 됐다면, 최 부총리는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정지 상태가 된다. 헌재 결정이 6·3 대선 이전에 나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최 부총리로선 굳이 직을 유지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최 부총리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사퇴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사령탑 상실… 행정부 기능·역할 마비 우려도
최 부총리가 탄핵 소추 추진에 반발해 사퇴하면서 경제사령탑 공백 상황을 맞게 됐다. 미국과의 통상 협의를 지휘할 지휘관도, 산업 경쟁력 확보와 환율·물가 등 리스크를 관리할 관리자도 사라졌다. 국정 파행 운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행정부의 기능과 역할이 마비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국정 리더십을 이주호 부총리가 쥐게 될 경우 부처 간 실무 협의에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타 부처와의 협업 기회가 적은 교육부가 주도적으로 국정을 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관가의 관측이다. 기재부는 각 부처와 예산 협의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정책조정 역할도 수행해 온 경험이 있지만 교육부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가 명분이 없다며 “이재명 후보에 대한 유죄 취지 파기 환송에 대한 ‘화풀이 차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슨 이유로 탄핵을 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민생도 어렵고 경제도 어렵고 미국과의 통상 협의도 해나가야 하는데 경제 사령탑인 부총리를 탄핵해서 대한민국과 국민이 얻을 것이 뭐가 있나”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심우정 검찰총장도 탄핵소추안 발의
경제사령탑 상실… ‘국정 파행’ 불가피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사건 조사결과보고서 채택의 건이 통과된 뒤 정청래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전 퇴장했다./연합뉴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이어 국정을 총괄할 예정이었던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밤 사퇴했다. 민주당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으로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고, 이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려 하자 선제적으로 사표를 낸 것이다.
이날 오후 대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이후 벌어진 일이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후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반작용으로 민주당이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 소추를 밀어붙였고, 결국 사퇴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총리와 최 부총리의 연쇄 사임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은 차기 의전서열인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맡게 된다.
민주당의 탄핵 폭주로 국정 리더십 공백이 커지게 됐다. 트럼프 발 통상 압박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한국 경제를 관리할 경제사령탑을 잃었다. 이주호 부총리의 국정 총괄을 교육부가 실무적으로 보좌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법 판결 후 의총 열더니, 돌연 ‘최상목 탄핵소추’
민주당은 이날 오후 대법원이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 판결을 내리자, 긴급 의총을 개최했다. 의총에선 대법원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대법원 파기환송을 엮어 “사법 쿠데타를 진압해야 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선 ‘전면전’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탄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수석최고위원의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없었다고 한다.
지난 2월 최 부총리 탄핵안을 놓고 ‘줄탄핵 역풍’을 걱정하던 것과 달라진 분위기다. 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로 탄핵소추된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 최 부총리가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마은혁 후보자를 제외하고 2인만 임명한 것에 대해 “위헌”이라며 “즉각 탄핵소추안을 의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재에서 기각되는 등 단독 처리했던 탄핵안이 계속 무산되면서 ‘탄핵 남발 정당’이라는 오명을 샀다. 이후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안 추진도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았다.
그러나 이날 이재명 후보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당내 기류가 급변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 부총리 뿐만 아니라 심우정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내란 관련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게 탄핵 소추 사유였다.
탄핵소추 본회의 상정되자, 崔 사의 표명… 한덕수가 수리
최 부총리는 이날 본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기 위한 ‘의사일정 변경안’이 상정되자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기재부는 “최상목 부총리는 22:28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시점은 이날 본회의에서 추경안이 통과된 뒤 “추경안과 11건의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심의·의결해 주신 데 대해 정부를 대표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정부는 추경 예산의 신속하고 차질없는 집행에 만전을 기하겠다.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한 직후였다.
최 부총리가 제출한 사표는 이날 10시 42분쯤 처리가 됐다. 사표 수리는 이날 오후 사임 의사를 밝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했다. 한 대행의 직무는 이날 자정까지 유지된다. 최 부총리는 사퇴와 관련해 “대내외 경제 여건이 엄중한 상황에서 직무를 계속 수행할 수 없게 돼 사퇴하게 된 점을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의 사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탄핵 표결이 진행되는 도중에 수리됐다. 이에 따라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은 대상자가 없어 사실상 무의미해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탄핵 대상자가 사라져 투표를 중단한다”며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탄핵소추 의결서가 헌재에 송달되기 전에는 당사자가 자진 사퇴하거나 임명권자가 해임하는 게 가능하다. 만약 사퇴를 하지 않고 탄핵 소추가 됐다면, 최 부총리는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정지 상태가 된다. 헌재 결정이 6·3 대선 이전에 나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최 부총리로선 굳이 직을 유지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최 부총리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사퇴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안 합의문에 서명하는 모습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지켜보고 있다. /뉴스1
경제사령탑 상실… 행정부 기능·역할 마비 우려도
최 부총리가 탄핵 소추 추진에 반발해 사퇴하면서 경제사령탑 공백 상황을 맞게 됐다. 미국과의 통상 협의를 지휘할 지휘관도, 산업 경쟁력 확보와 환율·물가 등 리스크를 관리할 관리자도 사라졌다. 국정 파행 운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행정부의 기능과 역할이 마비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국정 리더십을 이주호 부총리가 쥐게 될 경우 부처 간 실무 협의에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타 부처와의 협업 기회가 적은 교육부가 주도적으로 국정을 조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관가의 관측이다. 기재부는 각 부처와 예산 협의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정책조정 역할도 수행해 온 경험이 있지만 교육부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선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가 명분이 없다며 “이재명 후보에 대한 유죄 취지 파기 환송에 대한 ‘화풀이 차원”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슨 이유로 탄핵을 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민생도 어렵고 경제도 어렵고 미국과의 통상 협의도 해나가야 하는데 경제 사령탑인 부총리를 탄핵해서 대한민국과 국민이 얻을 것이 뭐가 있나”라며 이같이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