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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84조 해석 엇갈려... 대법은 언급 안 해
李, 당선되도 ‘자격 논란’ 계속될 듯... 권한쟁의심판 청구 가능성
일각선 “사법부 해석 절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돌려보내면서(파기환송),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자격’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이 후보가 이대로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어느 범위까지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지를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자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대법원이 이날 상고심 선고와 함께 헌법 84조에 대한 해석도 함께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해당 조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대법 선고 관련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가) 대선 본선을 완주하고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판을 받을 것인가‘라는 질의에 “헌법학자들 통설이 ’대통령 신분을 갖는 사람에 대해서는 소추가 중단된다’는 것”이라며 “소추는 기소 뿐만 아니라 재판 절차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이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소추(訴追)가 검찰의 공소제기(기소)만을 의미하는지, 진행 중인 재판도 해당되는지 해석상 대립이 첨예하다.

민주당은 소추에 진행 중인 재판도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 대변인은 “대법이 헌법학계의 통설을 부정하면서 엉뚱한 시도를 하면 헌법적·입법적 절차를 밟아 저지해야 한다“며 ”국민의 나라지 법관의 나라, 검사의 나라는 아니지 않냐. 불량한 시도가 있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기본적으로 형사 소추에서 소추는 기소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헌법 84조를 언급하며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재판이 중지된다고 주장했다’는 질의에 “민주당이 말도 안되는 해석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권 위원장은 “(헌법 84조) 형사 소추에서 소추는 기소를 말한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 관련)지금까지 탄핵 소추와 심판 절차를 봐 왔듯, 소추가 심판까지 포함하지 않는다”고 했다.

만약 파기환송심에서 이 후보가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따라서 이 후보가 그대로 출마하면 대통령 후보 자격 논란이 증폭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새로운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새로운 증거나 사실 관계가 나올리 없다는 점에서, 서울고법이 (대법원 판단에 따라) 유죄를 전제로 판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문제는 양형인데, 대법원 전합 판단을 보면 2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으니 벌금 100만원 이하로 선고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했다.

양형은 결국 (이 후보의) 대통령 자격 논란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대구 서문시장을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헌법 84조 이슈를 던진 것은 바로 저”라며 ”우리 헌법은 소추와 심판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소추를 정지한다고 했지 심판을 정지한다고 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한 후보는 “이렇게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고 파기 환송이 올라오기도 전에 대통령이 된다면 그걸로 심판이 중지되고 대통령 노릇을 계속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는 얘기냐”라며 “따라서 법원 선고가 아니라 국민의 선고로 마무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선 대법원이 대통령 불소추특권 관련한 해석을 내려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조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에 이대로 당선된다면 파기환송심 또는 파기환송심의 상고심이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헌법 84조의 해석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게 된다”며 “대통령 신분으로 재판 진행 여부에 관해 법원을 대상으로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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