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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처벌 없는 행정지도지만 구속력 상당…위약금 면제도 선택의 기로
통신업계 지각변동 빨라지나…유심 확보 속도·초기화 대안 등 변수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정부가 SK텔레콤에 대해 당분간 신규 가입자를 받지 말라는 초강수를 둔 배경에는 이 회사가 서버 해킹 뒤 2차 피해 방지보다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의 지위 유지에 급급하다는 문제의식이 작용했다.

SK텔레콤으로서는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 기간이 길어지기 전에 소비자 불만과 우려 최소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

또, 정부가 해지 위약금 면제에 대한 검토를 언급한 만큼 가입자 대거 이탈과 주주들의 원성을 감내하고도 위약금 면제를 결단해야 할지 기로에도 서게 됐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알뜰폰 가입자 늘어나나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SK텔레콤 해킹 사고로 인해 유심 교체 수요가 늘어나며 알뜰폰 가입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29일 서울 한 알뜰폰 매장의 모습. 2025.4.29 [email protected]


처벌 규정 없는 행정지도라지만…"사실상 강력한 정부 의지 담겨"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에 대해 유심 부족 현상이 해결될 때까지 신규 이동통신 가입자 모집을 전면 중단할 것을 행정 지도했다고 1일 밝혔다.

행정기관이 기업 등에 내리는 권고에 해당하는 행정지도는 법적 효력을 가진 행정처분, 행정명령에 비해 강제력이 약하지만, 구속력이 아예 없다고도 하기 어렵다.

신규 가입자 모집 중지라는 행정지도를 받은 SK텔레콤이 이를 위반하면 과기정통부가 법적 처벌이 따르는 전기통신사업법 상 추가 이행 명령을 내릴 여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심야 시간대 특정 인원수 이상이 모이지 말라고 정부가 내렸던 지침도 행정지도에 해당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에 대해 유심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신규 가입자를 받지 말라고 한 것도 행정지도지만 사실상 강력한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이 가입자 해지 위약금 면제, 피해보상 시 증명책임 완화 등을 검토할 것도 주문했다.

전날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 최민희 위원장 등 과방위원들 다수도 증인으로 출석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에게 위약금 면제 방침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이에 유 대표는 "내부의 종합적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대답했다.

정부는 SK텔레콤이 밝힌 '해킹 사태로 인한 소비자 피해 시 100% 책임' 방침도 보다 구체화해 천명하라고 했다. 또, 피해 보상 때 가입자의 증명 책임도 완화할 것을 주문했다.

SK텔레콤이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이후 일어나는 부정 금융거래 등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가입자들 사이에서는 부정 거래가 일어나더라도 해킹 피해에 따른 것인지를 소비자가 사후 입증하기는 매우 까다롭다는 우려가 대두된 바 있다.

SKT 해킹 사태 관련 고소·고발장 제출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법무법인 대륜 신종수 변호사가 1일 SKT 해킹 사태와 관련해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유영상 SKT 대표이사와 SKT를 상대로 업무상 배임·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고소·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2025.5.1 [email protected]


신규 가입 중단 언제까지?…통신업계 지각변동 빨라지나
정부는 신규 가입자 모집을 멈추라는 행정명령에 대해 "유심 물량 공급이 안정화될 때까지"라는 표현을 썼다.

SK텔레콤이 해킹 사태 이후 다음 달까지 긴급 확보했다고 밝힌 유심 물량은 1천100만개다. 이 상태로는 2달 뒤인 다음 달 말까지 시간이 흘러도 전체 가입자 2천500만명 교체량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물량만 확보된다는 이야기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유심 교체를 택하지 않는 가입자들이 있다고 해도 이 상태로는 신규 가입자를 받지 못하는 기간이 꽤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심 무상 교체 시행 이후 SK텔레콤 가입자 이탈이 하루 수만명대 규모로 평시보다 수백 배 급증한 상황에서 신규 가입을 전면적으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하면 SK텔레콤의 1위 사업자 위상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 경우 대리점, 판매점 등 휴대전화 유통업계가 SK텔레콤을 떠나는 최악의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다만 SK텔레콤이 유심 물량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점, 유심 초기화(포맷)와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해결책을 동시에 모색 중인 점을 고려했을 때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SK텔레콤에 유심을 공급하는 A 업체 관계자는 "유심이 긴급하게 다량 필요한 상황이다 보니 신속한 공급에 노력해달라는 당부를 SKT로부터 들었고, 대응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차 피해 방지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하는 유심 보호 서비스를 이달 14일부터 해외 로밍 중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현재 알뜰폰 로밍 가입자는 해외에서 유심 보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SKT 망 사용 알뜰폰 로밍 요금제는 '원패스' 1종으로, '바로 요금제' '가족 로밍' 등이 있는 SKT 로밍 상품에 비해 훨씬 단순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유심을 초기화해 안전한 상태로 재사용하는 포맷 적용도 이달 중순부터 적용을 준비 중이어서 물리적인 유심 교체가 필수로 인식되는 현 상황은 바뀔 가능성도 남아 있다.

SK텔레콤 측은 정부 행정지도 전달 뒤 "현 상황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행정지도와 관련한 실행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와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주요 플랫폼 기업의 최고보안책임자(CISO)를 소집한 회의를 열어 SKT 해킹 이후 네트워크 안정성을 긴급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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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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