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경찰, 50년 전 헤어진 모녀 찾아줘
딸 잃은 80대, 유전자로 찾기 나서
딸은 6년 전 경찰서에 유전자 등록
50년 전 헤어졌다가 경찰의 도움으로 상봉한 모녀가 1일 박찬영 경북 포항남부경찰서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포항남부경찰서 제공


50년 전 6세때 행방불명됐던 딸이 56세의 중년 여인이 되어서야 80대 엄마와 상봉했다. 경찰의 유전자 확인 덕분이다.

1일 경북 포항남부경찰서에 따르면, 50년 전 생활고로 남편의 지인에게 딸을 맡겼다가 지인과 연락이 두절되면서 딸을 잃어버린 A(83)씨가 유전자 검사를 통해 극적 상봉했다.

7남매를 둔 A씨는 50년 전 갑작스럽게 형편이 어려워져 6세였던 넷째 딸을 잠시 지인에게 맡겼다. 얼마 지나지 않아 A씨의 남편이 딸을 찾으러 갔으나, 지인의 친척 집에 다시 맡겨진 상태였다. A씨 부부는 수소문 끝에 딸을 데리고 간 집을 찾았지만 오래 전 종적을 감춰 전혀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그 뒤 틈이 나는 대로 딸을 찾아다니던 A씨의 남편은 사고로 숨졌고, A씨는 잃어버린 딸을 그리워하며 홀로 6남매를 키웠다. 그러다 올 2월 말 유전자 정보를 등록하면 딸을 찾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거주지 관할 경찰서인 포항남부경찰서를 방문했다. 6남매를 키우느라 평생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은 그는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건강이 나쁜 상태였지만 자녀들의 부축을 받으며 경찰서를 찾아 유전자를 채취해 접수했다.

A씨는 꼬박 두 달을 기다린 끝에 2019년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등록된 B(56)씨의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통보 받았다. 알고 보니 B씨도 당시 유전자 검사로 가족을 찾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곧장 집 근처 경찰서를 찾아 접수해 둔 상태였다.

A씨와 B씨는 1일 포항남부경찰서에서 50년 만에 상봉했다. 모녀는 추가 확인이 필요없을 정도로 얼굴이 꼭 닮았다. 두 사람은 한참을 울었고, 동석한 B씨의 큰 오빠와 큰 언니, 막내 동생도 감격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A씨는 “여전히 꿈만 같고 죽기 전에 딸을 만날 수 있게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며 "유전자 등록을 진작 알았더라면..."이라고 말하며 가슴을 쳤다. B씨는 미리 준비한 카네이션을 A씨의 가슴에 달며 “유전자 등록을 한 뒤 금방 연락이 오질 않아 낙담하고 있었는데 이제라도 엄마와 가족을 찾게 돼 말로 다 할 수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박찬영 포항남부경찰서장은 “가정의 달에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장기 실종자를 찾을 수 있는 유전자 등록 제도가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974 성탄절 사천 여고생 살해 10대 '소년법 최고형' 징역 20년 선고 랭크뉴스 2025.05.02
46973 파마머리와 "언니" 소리에 식당 女주인들 다 속았다…'황당 범죄자' 정체가 랭크뉴스 2025.05.02
46972 최상목 부총리, 탄핵안 의결 되면 바로 사의 표명할 듯 랭크뉴스 2025.05.02
46971 [단독] 자립준비청년 억울한 일 없게… 법률구조재단 이사장, 공익신탁 세워 랭크뉴스 2025.05.02
46970 "딥시크 연구자 54% 中에서만 교육받아…美 인적자본 우위 붕괴" 랭크뉴스 2025.05.02
46969 [속보] 트럼프 "이란산 원유 구매하는 국가·사람에 2차 제재" 랭크뉴스 2025.05.02
46968 이주호, 초유의 ‘대행의 대행의 대행’…한덕수·최상목 줄사퇴 랭크뉴스 2025.05.02
46967 인천 키즈카페서 초등학생 손가락 절단 사고…경찰 조사 랭크뉴스 2025.05.02
46966 정부, SKT에 초강수…“유심 해결될 때까지 신규 모집 중단하라” 랭크뉴스 2025.05.02
46965 [속보] 트럼프 "유엔대사에 왈츠…루비오 국무가 임시 안보보좌관 겸임" 랭크뉴스 2025.05.02
46964 물러나는 숄츠 獨총리가 선곡한 고별음악 '리스펙트' 랭크뉴스 2025.05.02
46963 "트럼프 싫어서 코카콜라도 안 마신다"…덴마크·멕시코서 불매운동 확산 랭크뉴스 2025.05.02
46962 [속보] 이주호 권한대행 “軍의 경계와 대비 철저…최고 수준 준비태세” 랭크뉴스 2025.05.02
46961 한덕수 사임 “더 큰 책임지는 길 갈것”…오늘 출마 선언 랭크뉴스 2025.05.02
46960 대법 파기환송 ‘암초’ 부딪친 이재명, 남은 재판도 4건 랭크뉴스 2025.05.02
46959 트럼프 행정부, 연준 또 언급…베선트 “2년 물 흐름, 연준 금리 인하 필요 신호” 랭크뉴스 2025.05.02
46958 "케이크 환불 안해준다고?"…어린 손자 앞에서 난동부린 할아버지,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5.02
46957 [단독] “SKT 난리났는데 여기도?“ 알바몬, 개인정보 2만2000건 털렸다 랭크뉴스 2025.05.02
46956 대선 전 확정 사실상 불가능‥여진 계속 랭크뉴스 2025.05.02
46955 최상목 ‘기습 사의’ 한덕수 수리…부총리 탄핵안 표결 무산 랭크뉴스 2025.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