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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전 휴대폰 번호 바꿔... 퇴거시 '비화폰' 반납
변호인 "조악한 영장 범죄사실에 백화점식 압수"
검찰, 3년 전 행위 관련 증거 확보 가능할지 의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검찰이 건진법사 전성배(65)씨 비리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사저를 압수수색하며 확보한 김건희 여사 휴대폰은 한남동
관저 퇴거 이후 교체한 신형 아이폰과 공기계
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2022년 통일교 고위 인사 윤모씨와 전씨가 김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샤넬백·인삼주 등을 건네며 각종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지만, 3년이 지난 상황에서 충분한 물적 증거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1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단(단장 박건욱)은 전날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와 지하 1층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 측으로부터 휴대폰 3대를 확보
했다. 김 여사 명의로 개통된 기기는 지난해 9월 출시한 '아이폰16 시리즈' 모델이며, 나머지 2대는 코바나컨텐츠 전시공간 비치용 공기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 취임(2022년 5월 10일) 전부터 장기간 같은 휴대폰 번호를 썼지만, 지난해 11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되자 윤 전 대통령과 함께 휴대폰 번호를 바꿨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비화폰(보안 처리된 전화)'도 지급받아 사용했지만, 이달 11일 관저를 나오면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기기를 반납했다.
비화폰은 반납하면 통화내역 등 사용기록이 삭제되기 때문에 복구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서초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뒤 신형 아이폰을 개통해 사용하고 있었다.
검찰이 확보한 김 여사 휴대폰은 사용한 지가 20일 밖에 안 된 사실상 새 휴대폰이다.
검찰은 전날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김 여사 측에서 이런 사정을 들었지만 휴대폰을 밀봉해 가져갔다. 김 여사 측에 휴대폰 비밀번호를 요구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검찰은 김 여사가 소유한 다른 휴대폰 기기 두 대도 함께 압수해 갔다. 이 휴대폰은 모두 유심(USIM) 없이 사용하는 공기계로, 하나는 과거 코바나컨텐츠 전시 공간에 음악을 트는 용도로 사무실에 두고 쓰던 기기이며 나머지 하나도 같은 용도로 이번에 새로 장만한 기기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김 여사 소유 휴대폰 3대를 확보했지만, 제기된 의혹과 관련된 통화내역과 문자메시지 등을 복구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영장에 적시한 범죄사실은
'피의자들(전씨·윤씨)이 2022년 4~8월쯤 공직자(윤 전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해 공직자의 배우자(김 여사)에게 선물을 제공했다'는 내용이라, 3년 전 상황을 재구성해야 한다.
김 여사는 전날 전씨와 윤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해 참고인 신분으로 압수수색에 응했다.

검찰은 휴대폰 외에 다른 물증을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의 '압수할 물건'에 100여 개 목록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에게 선물용으로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그라프'(Graff)사 목걸이와 샤넬백, 인삼주
도 포함됐다.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관련 청탁 △캄보디아 메콩강 핵심 부지 국가 단위 공적개발원조(ODA) 연대 프로젝트 관련 청탁과 함께 이 선물들이 김 여사 쪽으로 건너갔다는 게 검찰의 의심이다.
하지만 검찰은 압수수색 장소에서 목걸이와 샤넬백, 인삼주 등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여사 측도 일절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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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여사 측은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은 조악하기 그지없음에도 압수할 물건은 거의 백화점 수준으로 포괄적"
이라고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검찰과 김 여사 측은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 대상에 포함됐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금고는 텅 비어있었고, 사저에서 확보한 메모 중에선 누군가가 작성한 '윤 전 대통령 보고용' 메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김 여사의 휴대폰과 메모 등 압수물을 분석하는 대로 김 여사 측을 불러 전자정보 선별 등 포렌식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김 여사가 휴대폰 비밀번호 제공 등에 협조할 가능성이 적어 선별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에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가 든 태극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이날 검찰이 윤 전 대통령 사저를 압수수색하자 지지자들은 사저 앞 항의 시위를 벌였다. 왕태석 선임기자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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