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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가운데 한 시민이 주변을 지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기후변화로 인해 한국에서 대형 산불을 일으킬 수 있는 기상 조건의 출현 가능성이 두 배로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경북 산불처럼 최악의 산불을 촉발할 수 있는 고온 건조하고 강풍이 부는 날이 잦아졌다는 뜻이다.

국제 기후 연구단체인 세계기상특성(WWA)은 1일 ‘한국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산불에 대한 긴급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여러 국가의 기후 과학자들이 참여해 최근 한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 대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한국에서 치명적인 산불 발생에 유리한 기상 조건을 증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화재를 촉발한 덥고, 건조하며 바람 많은 조건의 발생 가능성이 3월에 두 배로 증가했으며, 강도는 15% 더 강해졌다”고 밝혔다. 더 높은 온도로 인해 건조하고 불에 잘 타는 나무가 증가한 게 산불이 대형화하는 원인으로 꼽혔다.

연구팀은 한국 산불에 대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해 기상 데이터와 기후 모델을 분석했다. 산업화 이전 대비 1.3도 온난화한 현재 기후와 산업화 이전의 기후 사이에서 기상 조건 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비교했다.

연구에 참여한 클레어 반스 박사(WWA 연구원)는 “낮은 강우량과 고온으로 인해 나무가 건조해지며 폭발적인 산불이 발생할 조건이 조성됐고, 이는 한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 시즌보다 약 4배 더 넓은 지역을 태웠다”며 “믿기 어려운 증가”라고 말했다.



경북 산불, 300년 빈도 최악 기상 조건
지난 4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고해상도 지구관측 위성 랜드셋9이 촬영한 경북 지역의 모습. NASA는 빛의 대역폭 설정을 통해 불에 탄 산림과 그렇지 않은 곳을 선명하게 구분했다. 사진 NASA
특히 지난달 22일에 발생한 경북 산불은 고온·건조·강풍 등 대형산불을 일으키는 기상 조건이 이례적으로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

연구팀이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남동부 지역의 기상 조건을 분석한 결과, 300년에 한번 꼴로 나타날 정도로 극심한 고온, 강풍, 건조 현상이 겹쳤다. 양영민 전북대 교수는 “이례적으로 높은 기온과 낮은 습도는 식물을 건조시켜 산불 위험을 크게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2~26일 경북 산불 당시 기상 조건을 분석한 결과. WWA
문제는 대형 산불 과정에서 대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면서 기후변화가 더 가속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형 산불을 유발하는 기상 조건이 더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

지난달 말에 영남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총 366만t(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형차 3436만 대가 서울과 부산을 왕복할 때 배출하는 양이다.

연구팀은 지금 추세로 온난화가 진행될 경우, 2.6도가 상승하는 2100년이 되면 산불 위험 기상 조건이 지금보다 두 배로 증가하고, 강도 역시 5% 더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산불 위험의 심화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맞춤형 조기 경보 시스템 확대 등 여러 부문의 적응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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