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 워싱턴디시(D.C.) 백악관의 크로스 홀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에 관해 연설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역성장뿐 아니라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 성과도 전임자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문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분기는 바이든의 경제이고, 다음 분기도 마찬가지”라며 “경제 상황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다. 나는 1월 20일에야 취임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도 글을 올려 “이것은 바이든의 주식시장이지 내 것이 아니다”라며 “관세가 곧 시행되고 있고, 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로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우리 경제는 곧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모든 것은 관세와 무관하며, 바이든이 남긴 나쁜 수치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릴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 상무부가 발표한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이 연율 기준 0.3% 감소한 주요 원인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시행에 대비한 수입 급증이었다. 기업들이 예상되는 관세를 피하기 위해 앞당겨 물품을 들여오면서 무역수지가 악화했다. 국방 분야 등 정부 지출 축소도 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 정부 말기였던 2024년 4분기 국내총생산은 연율 기준 2.4% 성장했다. 이번 수치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민간 고용 시장도 위축되고 있다. 4월 신규 일자리는 6만 2000개에 그쳐 예상치 12만개에 크게 못 미쳤고, 이는 2024년 7월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9일 취임 100일을 기념하는 연설에서는 “물가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이는 내 덕분이다”라고 자평했지만, 같은 날 발표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분기 2.4%에서 3.6%로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시 부각했다. 바이든 정부 대변인을 지낸 앤드루 베이츠는 “조 바이든은 미국을 세계 최고의 경제로 이끌었다”며 “이제 미국 경제는 '트럼프 경기침체(Trumpcession)'로 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