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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2216편 추적보고서 1부. 4분 7초' 중에서)


오정현 / KBS 기자
"여기잖아요 지금. 비행기가 이렇게 왔잖아요."

우한울 / KBS 기자
"다 볼 수는 없지만 지금 일단 유력해보이는 데부터 간다면 어디가 좋을까?"

오정현
"지금 여기서 끊겼잖아요. 이 지점이 아마 버드스트라이크 유력 지점이면 선배랑 저랑 찢어져서 왼쪽을 제가 가고 선배는..."

우한울
"나는 이쪽..."

첫 단계는 목격자 조사.
그날 항공기를 본 주민들을 찾았다.

<인터뷰> 정상무 / 전남 무안군 주민
이상하게 그 비행기는 더 높이 떴더라고 다른 비행기들보다. (더 높이 있었다. 평소보다) 그러니까 저 비행기는 여기 비행장에 안 앉으려고 하나 나는 그렇게 생각했죠.

<인터뷰> 산토스 기미레 / 전남 무안군 주민
"비행기가 이렇게가 아니고 이렇게 오고 있었어요. (조금 서서 이렇게 왔다는 거예요?) 네."


"사고 당일 항공기가 평소와 달랐다."
여러 목격자들이 비슷한 증언을 했다.
이제 증언을 뒷받침할 물증이 필요했다.
목격자가 지목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을 7km까지 확대하며 CCTV를 찾았다.
대부분의 영상에는 결정적 순간이 찍히지 않았고, 일부는 기간이 지나 이미 삭제됐다.
CCTV 저장 기간은 단 한 달,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녹취> 우한울 / KBS 기자
"저기 공항 방면 CCTV가 하나 있거든요. 축사 앞에. 지금 항공기 항적 신호가 끊긴 게 딱 이쪽이거든요. 바로 여기가 공항이고."

공항을 바라보는 이 CCTV에 무엇이 담겼을까.


<녹취> 우한울
"지금 여기 이건가요?"

<녹취> 전남 무안군 주민
"저것이 처음엔 구름으로 보이더라고. 말을 해야 보인다고 이거는."

<녹취> 우한울
"구름이 아닌데요. 이거는?"

<녹취> 전남 무안군 주민
"구름 아니에요 새예요. 자세히 보면 새 지나가고 있어요."


오전 8시 54분, 새 떼가 포착됐다.
조류 충돌이 참사의 발단으로 알려졌지만, 새 떼의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난 건, 처음이다.
두 무리로 길게 이어진 새 떼는 4분 가까이 공항 쪽 하늘을 횡단했다.
그리고 1분 뒤,


<녹취> 우한울
"지금 비행기 있네. 비행기 나왔습니다. 보니까 뒤에 연기가 나오는데?"

새 떼가 향한 쪽에서 연기를 내뿜는 항공기가 나타났다.

<녹취> 우한울
"오 기자 지금, 비행기하고 철새 다 찍힌 영상 하나 찾았어."

사고 당일, 제주항공 2216편이 맞닥뜨린 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새 떼였다.


수십만 마리가 하늘을 가른다.
순식간에 방향을 바꾸고, 물결처럼 퍼졌다가, 다시, 뭉친다.
가창오리.
매년 10월쯤 한반도 서해 남쪽에서 겨울을 지낸 뒤, 이듬해 봄, 다시 북쪽으로 떠난다.


<인터뷰> 이후승 /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 생태학 박사
"가창오리의 특성 중 하나는 군무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두 마리가 아니라 이렇게 수십만 마리가 대규모로 하나의 커다란 무리를 지어서 이동을 하고 휴식처랑 먹이터를 해 질 무렵이나 해 뜰 무렵에 이동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사고가 있던 지난해 12월, 가창오리 떼는 무안에 머물렀다.
습성에 따라 아침, 저녁으로 먹이를 먹기 위해 이동하는데, 그 동선 안에 무안공항이 있다.



<녹취> 이후승 /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 생태학 박사
"무안공항의 위치를 보시면 동쪽 방향으로는 농경지가 분포하고요, 서쪽으로는 갯벌과 바닷가가 위치합니다. 그랬을 때 비행기가 착륙하고자 하는 남북 방향과
새들이 움직이는 방향이 서로 중첩되는 공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기자 : 우한울 오정현
촬영기자 : 김민준
작가 : 박혜숙
영상편집 : 안영아
자료조사 : 이혜담 원준식
조연출 : 최명호 김세빈
방송일시 : 2025년 4월 29일 밤 10시 KBS 1TV 시사기획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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