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모두 '서명 준비' 언급…우크라 요구에 막판 기술적 내용 협의
과거 美지원에 대한 보상 빠지고 美와 전략관계 언급…외신 "우크라 승리"
과거 美지원에 대한 보상 빠지고 美와 전략관계 언급…외신 "우크라 승리"
우크라이나 광산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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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한차례 불발됐던 광물협정에 금명간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협정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구체적 안전 보장 문제가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명시되고 미국의 기존 안보 지원에 대한 보상 문제도 빠지는 등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광물협정과 관련, "우리는 오늘 오후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라면서 "그러나 우크라이나측이 지난밤에 막판 변경을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이 그 결정을 재고할 것으로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도 이날 우크라이나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협정은 가까운 미래에, 가능하면 24시간 이내에 서명될 것"이라면서 협정 서명을 위해 율리아 스비리덴코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이 미국을 방문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광물협정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광물자원, 석유, 가스, 기타 천연자원에 대해 공동 투자 관계를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 AP통신 등은 전했다.
양국은 이를 위해 공동 투자 기금(fund)을 설립하되 기금은 현금으로 출연하도록 했다. 이 기금은 미국이 통제하며, 기금으로 이전된 수익에 대해서는 미국에 우선권을 부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미국의 경우 미래 군사원조 기여금을 기금에 기여하는 부분으로 간주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미 이뤄진 미국의 군사적 지원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보상 의무 규정은 삭제됐다.
이와 관련, 슈미할 총리도 방미 중이던 지난 27일 베선트 장관과 만난 뒤 "서명 이전에 제공된 미국의 원조는 (광물협정) 문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광물협정에서 우크라이나의 향후 유럽연합(EU) 가입 추진 시 방해가 될 수 있는 요소도 빠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동안 미국 투자자에 대한 우대 제공 시 EU 규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향후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경로와 협정에 충돌하지 않도록 조정했다는 것이다.
지난 2월말 미·우크라이나 정상회담
[신화통신.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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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요구한 안전보장 문제는 광물협정에는 명시적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다만 협정은 미국과 우크라이나간 장기적인 전략적 제휴(alignment)를 확인했다고 언급했다고 WP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협정에 "러시아의 전면적 침공으로 인한 대규모 파괴에 대응,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재건과 현대화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한다"고 표현됐다고 보도했다.
이런 표현은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승리라고 WP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는 향후 평화협정 논의 과정에서 더 구체적인 안전보장 요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협정에는 미국이 통제권 확보 필요성을 거론했던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언급도 포함되지 않았다.
슈미할 총리는 이날 "이것은 투자 파트너 펀드 설립을 위한 전략적 협정"이라면서 "이것은 우크라이나의 개발과 복구에 대한 합동 투자에 대한 동등하고 좋은 국제 협정"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막판에 변경을 요구한 것은 기술적 사항이라고 소식통들은 외신에 전했다.
양국은 별도 문서의 기술적 내용에 대해 논의 중이다.
한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측이 이 패키지의 일환으로 합의가 된 조건을 재협상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말 광물 협정 서명을 위해 워싱턴을 찾았으나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문제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노딜'로 끝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유감을 표시하고 사과했으며 양측은 협상을 통해 최근 광물협정 체결을 위한 의향서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우리는 그들이 이(협정)를 준수할 것으로 본다"라면서 "우리는 아직 협정에 따른 결실을 보지 못했는데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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