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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상대 무역전쟁 여파…3년 만에 성장률 1% 밑돌아
무역적자 급증·정부 지출 감소 반영…소비 둔화도 변수로
트럼프 관세 불확실성·혼란 가중…경기침체 우려 커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 전쟁을 개시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2022년 이후 3년 만에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100일 만에 받은 첫 종합적인 경제성적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간)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이 전 분기 대비 연율 -0.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2.4%)와 비교해 급감한 수치로, 역성장은 2022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성장률이 1%를 밑돈 것 역시 코로나19 여파 속에 미국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던 2022년 2분기(0.3%)가 마지막이었다. 1분기 성장률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0.4%)도 밑돌았다.

앞서 시장에서도 전날 3월 무역적자가 발표된 후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일제히 낮춰 잡았다. 모건스탠리는 기존 0%에서 -1.4%로, JP모건은 0%에서 -1.75%로, 골드만삭스도 -0.2%에서 -0.8%로 각각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최근 급증한 미국 무역적자가 성장률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GDP는 크게 소비·투자·정부 지출·순수출 등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상품 무역적자가 급증하면 순수출이 줄어 들어 GDP 감소 요인이 된다. 경제분석국 보고서에 따르면 순수출은 GDP에서 거의 5%포인트를 삭감했다.

지난달 미국의 상품무역 적자는 전월 대비 9.6% 증가한 1620억달러(약 231조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관세 인상을 대비해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수출은 1808억달러(약 258조원)로 1.2% 증가에 그친 반면, 수입은 5% 늘어난 3427억달러(약 490조원)로 역대 최대를 찍었다. 특히 소비재 수입이 27.5% 대폭 증가했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속에 기업들이 관세 발효 전 서둘러 재고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미 상무부도 수입 증가와 정부지출 감소가 1분기 경제성장률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의 명분으로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내세웠는데,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무역적자가 심해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통해 국내 제조업 유치, 수출 확대, 무역적자 해소, 세수 확대, 국가안보 강화 등을 노리고 있지만 무역적자가 확대된 것은 관세가 단기적으로 성장을 위축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무역적자 증가와 더불어 소비 둔화도 1분기 성장률에 하향 압력을 가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는 미국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만큼 경제 성장에 결정적인 변수다.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소비 지출은 1.8% 증가했는데 이는 2023년 중반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다.

소비자 심리 지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는 전날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5개월 연속 하락해 전월 대비 7.9 낮은 86.0에 그쳤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2020년 5월(85.9) 이후 최저치다.

소득·사업·노동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단기 전망을 반영한 ‘기대지수’는 12.5 급락한 54.4로, 2011년 10월 이후 13년여 만에 최저였다. 콘퍼런스보드는 “소비자들이 관세를 가장 중시하고 있다”면서 연령을 불문하고 대부분의 소득 구간에서 소비자신뢰지수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정책인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혼란이 커지는 가운데 첫 경제 성적표마저 나빠지며 트럼프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내달 2일 공개될 예정인 4월 고용보고서 결과도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4월 농업 부문을 제외한 신규 고용은 13만건으로 전월(22.8만건)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물류와 숙박 부문 신규 고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관세 영향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전문가들은 (수입이 정상화되면) 2분기 GDP 성장률이 개선될 수 있다고 예상하지만, 물가 상승이 소비자 지출에 더 큰 타격을 입히면서 올해 말 성장률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경기침체는 향후 관세와 관련한 정책 불확실성이 얼마나 빠르게 해소될지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무역 정책에 극심한 불확실성이 계속된다면 대규모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무역 분쟁이 신속하게 해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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