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서울 구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열린 ‘슬기로운 퇴근생활’ 직장인 간담회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30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한국 정부가 관세 협상 성과를 대선에 활용하려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향해 “해도 해도 너무한다. 상상 이상이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구로구 한 스튜디오에서 20~40대 직장인 5명과 만나 간담회를 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권한대행 대선 출마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앞서 베선트 장관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한국의 6·3 대선, 일본의 7월 참의원 선거 등으로 관세 협상 타결이 늦어질 가능성을 두고 “이들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음을 보여주기 위해 선거 전에 무역 협상 틀을 마련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실제 협상 테이블로 와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난 뒤 선거운동을 하려는 의지가 더 강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가 웬만하면 그분 얘기 안 하려 했는데, 오늘 하도 기가 막힌 장면을 봐서 페이스북에 글을 하나 썼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베선트 재무장관 관련 기사를 링크한 후 “세상에 이럴 수가”라고 남겼다.
이 후보는 베선트 장관 발언에 대해 “결국 우리 협상단을 지휘하는 총리께서 미국과의 통상 협상을 (국내) 정치에 활용한다는, 결국은 대한민국 정부 또는 대한민국 국가에 이익이 되지 않는 일을 했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이럴 수는 없다.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상상 이상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출마하는 것도 좋고 다 좋은데, 현재 공직자니까 공직자가 해야 될 최소한의 책임을 저버리지 말길 바란다”고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베선트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 국내용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다음달 1일 사퇴하고 2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사퇴 전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하는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은 다음달 2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