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에스케이(SK)텔레콤 대표이사와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연합뉴스
“국회의원들 질의가 장난처럼 들립니까? 그놈의 종합적 검토, 귀에 못이 박히겠습니다. 우리 가스라이팅하러 나왔습니까?”
30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장. 증인으로 나온 류정환 에스케이(SK)텔레콤 부사장에게 최민희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 직전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질의에 류 부사장이 “종합적 검토”라는 답변을 내놓은 게 이유였다.
이 의원은 “저도 에스케이티를 27년째 이용하고 있다”며 “장기간 충성고객은 번호이동으로 어쩔 수 없이 (그동안) 쌓아온 혜택을 내려놔야 하는데, 장기가입자가 내려놔야 하는 혜택은 어떻게 보상할 거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류 부사장은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장기 고객인 제게도 (보상안이) 제시가 안 됐다. 그래서 번호 이동을 할지 판단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에 증인으로 나온 유영상 에스케이텔레콤 대표이사도 “종합적 검토”를 언급했다. 그는 유심(USIM·가입자 식별 모듈) 정보 해킹 피해 우려로 통신사 이동을 원하는 가입자의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여러 의원의 거듭된 지적에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회사의 귀책 사유로 인해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의무가 면제된다는 내용의 에스케이텔레콤 이용 약관을 들며 ‘면제’ 결정을 할 것을 촉구했다.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종합적 검토’ 답변이 반복되자 최 위원장은 작심 발언을 시작했다. 최 위원장은 “경고합니다. 류정환 부사장.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에스케이텔레콤 규약을 보여주며 법적 판단이 필요 없는 거라 했는데, (오전에) 유 대표가 말한 것과 똑같이, 마치 (그 사이) 아무 질문도 안 받은 것처럼 ‘종합적 검토’를 운운하고 있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은 “다시 한 번 ‘종합적 대책’을 말하면, 더 센 대책이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위약금 면제’ 가능 여부에 대해 “법무법인 세 곳에 법률 자문을 의뢰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과방위는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