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시장직 사퇴 따른 시정공백엔 함구
“갈 때 박정희 동상도 가져가라”
2024년 12월23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박정희 동상 제막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서울시민으로 돌아가고자 한다”며 ‘정계 은퇴’의 변을 밝혔다. 불과 18일 전까지 그가 대구시장이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그의 입에서 나온 ‘서울시민’이란 단어가 화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페이스북 갈무리

홍 전 시장은 29일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에서 떨어진 뒤 “이제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나 서울시민으로 돌아가겠다. 시장통에서, 거리에서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일개 시민으로 남았으면 한다”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도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울시민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적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11일 대선 출마를 위해 대구시장직에서 중도 사퇴했다. 이로 인해 시정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그가 대구시민에 대한 언급 없이 ‘서울시민으로 복귀’만을 언급한 데 대해 일각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대구경북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던 김현권 전 민주당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정계은퇴를 하고 서울시민으로 돌아간단다. 왜 서울시민이지? 대구시민이 아니고?”라고 물었다. 그는 “티케이(TK)에 살다 보니 이런 일을 부지기수로 겪는다. 오히려 지역을 지키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며 “어느 날 불쑥 공천 받고 내려와 국회의원하고 시장 삼선까지 하고 또 간다. 그래도 찍어주고 그걸 보수의 ‘정체성’이라 포장하고 지역의 ‘정서’라 설명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에서 대구광역시당 위원장 등을 지냈던 강민구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에 “며칠 전까지 대구시장한 분이 ‘서울시민’으로 돌아간다고 당당히 말한다”며 “그래도 대구시민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해서 시장까지 했으면 대구시민에게 감사 또는 ‘송구하다’란 메시지 정도는 남겨야 되지 않냐”고 적었다.

지난해 12월23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박정희 동상 제막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누리꾼들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비슷한 의견을 올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대구는요? 대구시민에게 미안함 1도 없어요?”라고 올렸고 다른 누리꾼은 “이래도 대구 오면 또 뽑아주니까 1도 안 미안할 듯. 웃프다(웃기고 슬프다)”고 했다. “동대구역 (박정희) 동상이나 뽑아가라”, “동대구역 동상도 가져가요. 본인이랑 똑같이 생겼던데 왜 그걸 계속 꽂아놔” 등의 댓글도 잇따랐다.

시장직이 공석이지만,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는 대구시장 보궐선거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선거를 또 할 경우 190억원가량의 비용이 드는 점과 잔여 임기가 9개월로 짧은 점 등이 그 이유다.

공직선거법 제201조(보궐선거등에 관한 특례) 제1항은 ‘보궐선거 등은 그 선거일부터 임기만료일까지의 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에는 실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대구시 북구 함지산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홍 전 시장은 28일 페이스북에 “대구 소방대장님, 제가 있을 때처럼 조속히 출동해 진화해 주시고 밤에는 재난 특공대원들이 밤새 진화에 나서서 확산을 막아주시길 바란다. 시장 직무대행님도 전 직원 동원해 조속히 잔화에 나서주시길 바란다”고 올렸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에서 경선에 탈락한 홍준표 후보가 당사를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996년 15대 국회의원(서울 송파구갑)에 당선되며 정계에 입문한 홍 전 시장은 이후 16대·17대·18대까지 서울 동대문구을을 지역구로 국회의원을 지내다 2012년 경남도지사에 당선됐다. 이후 경남도지사를 한 번 더 역임한 뒤 2020년 대구 수성구을에서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2022년 7월부턴 대구시장을 맡아오다 지난 11일 사퇴했다. 대선엔 지금까지 3번 도전했다. 3월27일 공개된 공직자 재산 공개 자료를 보면, 부동산으론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한 채를 가지고 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492 노동법 밖과 안에서 ‘노동의 최저기준’이 무너지고 있다 랭크뉴스 2025.05.01
46491 재확산 대구 산불 밤샘 진화‥헬기 재투입 랭크뉴스 2025.05.01
46490 이재명, 오늘부터 '경청 투어'…근로자의 날 노동자 간담회도 랭크뉴스 2025.05.01
46489 "믿는 대로 나이 들고 잘 살수록 잘 죽습니다…나이 듦을 준비하세요" [잘생, 잘사] 랭크뉴스 2025.05.01
46488 퇴직연금 실물이전 승자는…증권사로 머니무브 3개월간 4천억 순유입 랭크뉴스 2025.05.01
46487 "매일 밤 12시 되도록 핫도그 튀기게 한 사장님…수당 한 푼 안 줬어요" 랭크뉴스 2025.05.01
46486 체중은 빠지는데 기운도 빠졌다면… 당신에게 필요한 건 ‘이것’ 한 점! [쿠킹] 랭크뉴스 2025.05.01
46485 '재발화'한 대구 함지산서 밤샘 진화 작업…추가 확산은 없어 랭크뉴스 2025.05.01
46484 "쌍화탕과 최고 조합 있다"…감기때 편의점서 사면 안되는 약 랭크뉴스 2025.05.01
46483 존 레논 '이매진' 부른 타글레 추기경에 가톨릭 보수파 포화 랭크뉴스 2025.05.01
46482 '어대명' 대선 오늘 변곡점... 대법원 선고, 한덕수 출마 랭크뉴스 2025.05.01
46481 [단독] 건진법사 측 "난처한 상황... 목걸이 잃어버렸다고 답하는 게 최선" 랭크뉴스 2025.05.01
46480 [단독] 검찰 "김건희에 그라프 목걸이, 샤넬백, 인삼주 주며 청탁" 랭크뉴스 2025.05.01
46479 한동훈 "한덕수에 후보 양보할건가" 김문수 "양보한다면 명분 있어야"(종합) 랭크뉴스 2025.05.01
46478 이재명 '선거법 위반' 오늘 최종 결론…대선 가도 분수령 랭크뉴스 2025.05.01
46477 "선임 소주병 폭행에 45바늘 꿰맸는데 '자발적 퇴사' 처리됐습니다" 랭크뉴스 2025.05.01
46476 남편 순직 딛고 일어선 아내, 그뒤엔 동료경찰 '100원의 기적' 랭크뉴스 2025.05.01
46475 "한덕수 위한 불쏘시개 아니다" 김문수 캠프도 단일화 이상 조짐 랭크뉴스 2025.05.01
46474 이재명 '운명의 날' 선거법 사건 대법 선고…무죄냐 유죄냐 랭크뉴스 2025.05.01
46473 심판이 선수로 뛰려는 한덕수... '안정감'으로 '尹 꼬리표' 뗄 수 있나 랭크뉴스 202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