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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혼란은 없지만 일부 노선 버스 연착에 시민들 '발동동'
버스 대신 지하철 타기도…시·자치구 비상수송 체계 가동


서울역 버스 환승센터에서 버스 기다리는 시민들
[촬영 장보인]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김현수 기자 =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준법투쟁'에 돌입한 30일 오전 출근길은 일단 당장 큰 혼란은 없는 모습이었지만 일부 버스의 배차 간격이 길어지면서 시민들은 행여 늦을세라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버스 노조가 쟁의행위 방식으로 파업이 아닌 준법투쟁에 나서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오전 6시께 찾은 서울역 버스환승센터는 평소보다 크게 붐비지는 않는 가운데 운전석 앞 창문에 '서울시 지시에 따라 4월 30일부터 안전 운행합니다'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세운 버스들이 줄지어 승강장으로 들어섰다.

노조가 예고한 대로 많은 버스 기사는 승객이 자리를 잡은 뒤에 천천히 출발하는 등 서둘러 운행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이 시간에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버스 이용에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로에 차량이 많아지는 오전 7시 40분께가 되자 전광판에 표시되는 버스의 배차 간격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평소 출·퇴근 시간 배차 간격이 9분인 한 버스의 배차 간격은 20여분으로 늘어났다.

용산구로 출근하는 직장인 방수지(36) 씨는 "평소에는 5분 정도 기다리면 버스를 타는데 오늘은 10분 넘게 기다리고 있다. 휴대폰으로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안 맞고 계속 늘어난다"며 "출근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 큰 불편함은 없지만, 시간을 딱 맞춰 나오시는 분들은 타격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곳에서 한참동안 버스를 기다리던 박모(69) 씨는 결국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준법투쟁 소식을 듣지 못했다는 박씨는 "버스를 20∼30분 기다려도 안 온다. 차가 왜 안오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약속에 늦지 않으려면 지하철을 타고 가야지 안되겠다"고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여의도역 환승센터에서 시내버스 이용하는 시민들
[촬영 김현수]


여의도역 환승센터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버스 안내판엔 '지체'라고 표시된 노선이 간간이 등장했고, 임금협상 결렬에도 버스는 정상 운행한다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구로구에서 출근하는 김옥자(46) 씨는 "구로구청 쪽에서 버스를 탔는데 평소보다 늦게 왔고, 도착도 10분 정도 늦은 것 같다"며 "퇴근할 때는 지하철을 타든지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겠다"고 했다.

시내버스 노조의 준법투쟁과 파업을 놓고는 시민들의 반응이 다소 엇갈리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33)씨는 "고충이 있으면 파업과 투쟁을 할 수 있지만, 출퇴근 시간만큼은 피해주셨으면 한다"며 "모두 '민초'들인데 출퇴근 길에 모두가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용산구 이촌동으로 출근하는 정영욱(74) 씨는 "아마도 임금인상, 처우개선 등을 놓고 해마다 이런 협상을 하고 파업을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 불편하더라도 필요한 것이라면 이해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전날부터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관련 조정회의를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이날 오전 4시 준법운행(안전운행)을 시작했다.

안전운행 안내하는 팻말
[촬영 장보인]


서울시는 안전안내문자를 통해 "시내버스 임금협상이 결렬돼 준법투쟁에 따른 운행속도 저하, 배차간격 증가 등 이용에 불편이 예상된다"며 "지하철 등 대체 교통수단 이용을 당부드린다"고 안내했다.

일부 자치구도 주민에게 오전 일찍 안내문자를 보내 버스 준법투쟁 사실을 알리고 대체 수단 이용법을 안내했다.

시는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해 지하철의 출근 주요 혼잡시간 운영을 현행 오전 7∼9시에서 오전 7∼10시로 1시간 연장해 1∼8호선과 우이신설선의 열차 투입을 47회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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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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