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아버지 여의고 2평서
홀로 사는 지적장애 여성
매일 가는 무료급식소에
세 번 째 쌀 기부
서울역 인근 쪽방촌에 홀로 사는 김수지(가명)씨가 최근 서울역 아침 무료급식소인 아침애만나에 가져온 쌀 두 포대. 오른쪽은 수지씨가 쌀 기부를 기념하며 사진 촬영에 응하는 모습. 이랜드복지재단 제공


서울역 인근 쪽방촌 좁은 골목길 끝자락에 홀로 사는 장애인 여성이 무료 급식소에 쌀 두 포대를 기부해 훈훈함을 주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수많은 봉사자 손끝에서 차려진 밥상을 통해 외로운 하루를 버텼듯 그도 누군가에게 온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는데요. 어려운 사정임을 잘 알기에 그의 작은 나눔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김수지(가명·46)씨는 최근 서울역 무료 아침 급식소인 ‘아침애만나’에 무거운 보따리를 가져와 봉사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그 안에는 정부에서 지원받은 쌀 두 포대가 들어있었습니다. 급식소를 운영하는 이랜드복지재단에 따르면 이번이 수지씨의 세 번째 기부라고 합니다.

수지씨는 이 급식소 단골입니다. 하루도 빠지지 않아서 봉사자들에게도 친숙한 이웃이라고 해요. 그런 그가 “제가 받은 걸 돌려주고 싶었다”며 쌀을 가져온 겁니다.

봉사자들은 수지씨가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가 급식소에 오는 다른 이웃을 위해 나눈 마음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습니다. 지적장애 3급인 수지씨는 몇 해 전 함께 살던 아버지를 여의고 2평 남짓한 공간에서 외롭게 살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급식소를 찾는 것이 그의 낙인데, 수지씨는 봉사자들에게 잘 웃는 ‘미소 천사’라고 해요. 수지씨는 또 봉사자에게 자주 “(급식소에 오면)밥을 먹을 수 있어 좋지만 나를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 좋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고 합니다.

수지씨는 아침애만나 대표이자 인근 한소망교회 목사이기도 한 구재영 시설장과도 수다를 떠는 사이입니다. 그는 구재영 시설장에게 “저도 넉넉하지 않지만 가진 걸 나누는 것이 좋아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쌀 기부를 하고 싶다”고 전해왔습니다. 수지씨가 다른 이들의 따뜻한 아침밥을 위해 무거운 쌀을 짊어지며 품었을 따스한 마음을 오래 기억하겠습니다.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521 대법원 10명의 ‘지귀연’…이재명 판결이 위법인 이유 랭크뉴스 2025.05.03
47520 중국 "관세 철폐 성의 보여라"...미중 협상 샅바 싸움 시작 랭크뉴스 2025.05.03
47519 "국민 이기는 권력 없어"‥현직 판사 실명 비판 잇따라 랭크뉴스 2025.05.03
47518 “아, 휴일에만…” 주말 전국 비소식 랭크뉴스 2025.05.03
47517 6살 딸 실종신고한 엄마…알고보니 인신매매 넘겼다, 남아공 충격 랭크뉴스 2025.05.03
47516 647년 전 왜구가 강탈한 우리 불상, 귀향 100일 만 다시 '눈물의 일본행', 왜?[이슈, 풀어주리] 랭크뉴스 2025.05.03
47515 이재명 당선 시 형사재판 중단?…‘소추’ 범위 두고 해석 갈려 랭크뉴스 2025.05.03
47514 새벽 양재시민의숲역서 소방용 가스 누출… 작업자 2명 병원 이송 랭크뉴스 2025.05.03
47513 김문수냐, 한동훈이냐… 국민의힘, 오늘 최종 대선 후보 선출 랭크뉴스 2025.05.03
47512 이지스에 핵잠까지…‘해군력 강화’ 북한 노림수는? [뒷北뉴스] 랭크뉴스 2025.05.03
47511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서 가스 누출…작업자 2명 병원 이송 랭크뉴스 2025.05.03
47510 머스크의 스페이스X, 텍사스 발사 기지에 자체 도시정부 구축 랭크뉴스 2025.05.03
47509 한미 이지스함 자존심…韓 ‘정조대왕급’ vs 美 ‘알레이 버크급’ 누가 셀까[이현호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5.05.03
47508 우리금융, 동양생명·ABL생명 품는다…비은행 성장 드라이브 랭크뉴스 2025.05.03
47507 새벽 양재시민의숲역서 소방용 가스 누출…작업자 2명 병원 이송 랭크뉴스 2025.05.03
47506 유심 바꿔봤자? 계좌·연락처도 털린다? SKT 해킹 진실과 오해 [팩플] 랭크뉴스 2025.05.03
47505 주유소 기름값 하락세 주춤 …“다음주 상승 전환” 랭크뉴스 2025.05.03
47504 남은 재판 여전히 5개…헌법 84조 ‘재판 중지’ 논란 재점화 랭크뉴스 2025.05.03
47503 동반출근하던 온순한 냥이가 갑자기 예민해요… 혹시 ‘금쪽이’일까요? 랭크뉴스 2025.05.03
47502 대권 청사진 꺼낸 한덕수…‘개헌·거국 내각·통상 해결’ 실현성은 랭크뉴스 202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