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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새 선장을 맞이한 인텔이 파운드리 내실 다지기 전략을 꺼내들었다. 휘황찬란한 신규 공정보다는 당장 경쟁력을 지닌 1.8㎚(나노미터·18A)와 레거시 공정 완성도를 내세우며 신뢰 회복에 집중하는 구도다. 나아가 TSMC 등 경쟁사에 뒤쳐진 현실을 인정하며 소비자 지향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도 재차 확인했다.

29일(현지 시간) 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2025가 개최된 미 산호세 컨벤션센터 전경. 사진제공=인텔


인텔은 29일(현지 시간) 산호세 컨벤션센터에서 ‘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2025’를 열고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 전략을 공개했다. 3월 인텔 새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립부 탄은 “올해 말에 18A 공정으로 제조한 ‘팬서레이크’ 중앙처리장치(CPU)가 출시될 예정”이라며 “여러 고객사들이 2027년을 목표로 한 14A(1.4㎚)에서 테스트 칩을 개발하고자 하는 의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펫 겔싱어 전임 CEO 재임 당시 ‘4년 내 5개 공정 달성(5N4Y)’ 등 휘황찬란한 계획을 내놓는데 집중했던 반면, 지금까지 공개한 공정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돼 연말에는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모습이다. 인텔 18A가 TSMC 2㎚ 공정에 버금가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수율을 끌어 올려 연내 출하에 성공한다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추후 계획에서도 우선 18A 공정 성숙화에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2025년 18A 첫 출하 이후 2026년에는 전력당 성능을 8% 끌어올린 개선판 18A-P를 선보이고, 이후 2027년 하이NA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용한 14A에 돌입하겠다는 전략이다.

탄 CEO는 구형 레거시 공정에서도 미디어텍 등 고객사를 확보해 성과를 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레거시 공정 반도체는 마진이 낮지만 장비 투자 비용이 적고 수요 또한 꾸준해 든든한 ‘캐시카우’로 평가된다. 탄 CEO는 “16㎚에서는 미디어텍 보급형 A0 칩셋의 테이프아웃(설계도가 파운드리로 넘어가는 단계)에 들어갔다”며 “12㎚에서는 대만 파운드리 UMC와 함께 파생 제품을 개발하는 주요 고객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9일(현지 시간) 인텔이 제시한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 사진제공=인텔


발표 곳곳에서는 취임 직후 꾸준히 강조해온 ‘소비자 지향’에 대한 철학이 묻어났다. 과거 기술력을 앞세우던 인텔과 차별화하는 모습으로, 3대 EDA(반도체설계자동화) 기업 중 하나인 케이던스를 장기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던 탄 CEO의 영향력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기조연설에서는 케이던스를 비롯해 시놉시스, 지멘스 등 3대 EDA 업체 CEO가 모두 무대에 올랐다. 탄 CEO는 기술적인 협업 사항을 강조하는 대신 “고객사를 만족시키기 위해 인텔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물으며 겸손과 경청의 자세를 이어갔다.

이어 ‘기업 기밀’에 가까운 각 공정, 기술과 EDA 별 기술 지원 현황과 향후 계획 도표도 제시하며 고객지향에 대한 진정성을 보이기도 했다. 탄 CEO는 “과거의 성과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며 “업계 표준 EDA와 최고의 설계 방식을 더 빠르게 수용해 설계 환경을 혁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대되던 TSMC와 협업 소식이나 신규 공정 발표는 없었다. 하지만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지속 의지와 ‘을’로서의 자세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따른다. 실제 탄 CEO는 “취임 후 5주 동안 수많은 고객사들로부터 파운드리 사업을 지속 할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나는 인텔 파운드리를 성공시키기 위해 이 자리에 섰고,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피드백을 바탕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립부 탄 인텔 CEO가 29일(현지 시간) 인텔 파운드리 다이렉트 2025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윤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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